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의혹과 관련해 청구된 한상혁(62) 방통위원장의 구속영장이 30일 기각됐다. 의혹 핵심 관계자 3명을 구속기소하며 순항 중이던 검찰 수사가 정점인 한 위원장 구속에 실패하며 급제동이 걸렸다.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한 위원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의 자기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사유를 설명했다. 영장실질심사는 5시간 가까이 소요돼 검찰과 한 위원장 측이 치열하게 대치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박경섭)는 지난 24일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한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위원장은 재승인 심사 당시 측근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TV조선 재승인 점수가 조작된 것을 알고도 다른 상임위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TV조선의 재승인 기간이 4년까지 가능함에도 3년만 부여하도록 지시한 혐의와 심사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부인하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도 있다.
서울북부지검은 ‘TV조선 재승인 의혹’ 핵심관계자 3명을 구속기소했지만, 의혹의 정점인 한 위원장 구속에 실패하며 수사에 차질이 생겼다. 북부지검은 앞서 최종 평가점수를 조작하는데 가담한 혐의 등을 받는 방통위 양모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 당시 심사위원장인 윤모 광주대 교수 등을 모두 구속기소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4월 4일에 열릴 예정이다. 서울북부지검은 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영장 재청구보단 구속된 관계자 3명의 첫 공판일인 4월 4일까지 한 위원장 기소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동부구치소를 빠져나온 한 위원장은 "앞으로 무고함을 소명하고 (방통위) 직원들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V조선은 2020년 방통위 재승인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을 받으며 재승인 기준점인 650점을 넘겼지만, 중점심사 사항에서 210점 만점에 104.15점을 받아 득점 50% 미달로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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