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해악이 멀쩡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멈추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고리원전 2호기가 내달 8일부터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문 정부가 운영허가 연장 신청을 대선 이후인 지난해 4월에야 한 탓이다. 윤석열 정부가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도 2025년 6월에나 재가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소 2년간 가동 중단으로 3조 원 이상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뿐 아니다. 고리 3∼4호기, 한빛 1∼2호기, 월성 2호기 등도 고리 2호기처럼 가동 연장 신청이 늦어진 탓에 줄줄이 가동이 중단될 처지다. 2026년까지 총 6기의 원전이 멈추는 것이다. 늦어도 운영허가 만료 2년 전에 계속운전을 신청해야 했는데 문 정부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문 정부는 유일하게 연장 허가를 받았던 고리 1호기를 2017년 영구정지시키기도 했다. 발전 가능한 원전인데도 ‘대못’을 박은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에 따르면, 운영허가 기간이 만료된 세계 원전 252기 중 233건(92.5%)이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다. 한국은 원전 설계수명이 40년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최장 80년까지 운영하고, 일본도 최장 60년으로 연장해놓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29일 당정회의에서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을 두 자릿수로 할지, 한 자릿수로 할지 고심한 것도 탈원전 청구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물가 인상 등 민생 고통이 가중되는 와중에 또 전기·가스요금을 대폭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규모 적자와 부채로 인해 하루 이자 부담만 한국전력은 38억 원, 한국가스공사는 13억 원을 넘는다고 한다. 산업용 전기료가 가정용보다 비싸지면서 산업경쟁력 저하까지 우려된다. 그나마 일반 가정의 전력·가스 비수기에 접어들었다. 요금을 과감하게 현실화하고 국민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취약층 보조 확대 등도 병행해 충격을 줄여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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