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국·우호국 리스트 등 추후 지켜봐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지급 관련 세부 지침 규정안에 대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도 모호한 부분이 많아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 아래 세부 조항별로 유불리를 따져보고 있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31일(현지 시간) 양극판·음극판을 배터리 부품으로 규정하고 양극 활물질은 부품으로 포함하지 않는 내용의 전기차 배터리 관리 세부 지침 규정안을 공개했다. 양극 활물질은 구성 소재로 분류되면서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해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구성 재료인 양극 활물질 등은 국내에서, 이후 양극판·음극판을 만드는 단계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어 기존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양극 활물질을 부품이 아닌 구성 물질로 간주한 것은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며 "양극 활물질을 국내에서 생산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핵심 광물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재료를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서 가공한 경우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업계에선 "대체로 예상한 수준의 발표"라며 "세부 내용을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겠지만 일단은 국내 업체들이 요구한 사항이 상당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지침에도 구체적인 우려국가 관련 언급이나 광물 조달 관련 언급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 이해관계와 직접 맞닿아있는 제조사 관련 세칙이나 우려국·우호국 리스트 등 세부 내용은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며 "추가적인 미국의 움직임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세부 규정 발표를 참고해 미국 현지에서의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상업용 자동차 세액 공제 조항과 현지 공장을 활용해 미국 전기차 생산 시점을 앞당기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전동화 생산 라인을 구축해 지난달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양산에 들어갔다. 기아도 미국 조지아공장과 멕시코 공장에 전동화 라인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조지아주 서배나에 전기차 전용 공장도 건설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 테슬라의 일부 모델이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해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돼 현대차에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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