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제도 폐지해달라” 헌재 4건 계류
군과 무관한 분야 복무하니…“노동 아니냐” 시각 커져
정치 행위 금지한 병역법 위헌 결정 나기도
최근엔 현직 구의원이 사회복무요원 겸직 논란도


현행 사회복무요원 제도가 ‘노동 착취’라는 위헌 소송이 헌법재판소에서 다수 심리 중인 상황에서, ‘남녀 역차별에 해당한다’는 헌법소원도 추가로 제기됐다. 헌재에는 사회복무요원 제도 폐지를 요구한 소송 4건이 계류 중이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복무요원이 과거 방위와 공익근무요원으로 불려온 때와 달리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병역 의무를 지나치게 소홀하게 여긴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병무청은 지난주 ‘여성도 근무가 가능한 사회복무제도를 남자에게 의무화한 것은 위헌’이란 헌법 소원에 대해 “보충역이나 전시근로역 역시 국가안보를 위한 병역자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평시에 군인으로서 복무하지 아니한다고 해 병역자원으로서의 일정한 신체적 능력 또는 조건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이는 사회복무요원인 김 모 씨가 지난 1월 헌법 11조 평등권·23조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헌법 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씨는 해당 심판청구서에 “사회복무요원은 군 복무가 불가한 건강 상태로 인해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며 “통상 수행하는 사무보조 등의 업무를 여성이 열악한 신체조건으로 인해 수행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역의무 이행을 근거로 남성뿐인 보충역에게 복무 의무를 부과한다면 여성과 비교해 비합리적인 차별을 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달 27일 재학 중인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고 다른 학생 185명이 추천하며 호응했다.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복무요원 제도가 군 복무의 일환이지만 군과 무관한 분야에서 복무해 병역의 일종이란 기존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일부 사회복무요원들이 비인가 노조를 결성하고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된 국제노동기구(ILO) 제29호 협약(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폐지한다) 이행을 위반한 “노동착취”라며 제도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행정 소송 등을 통해 정식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21년 11월에는 사회복무요원의 정치 행위를 금지한 병역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내려져, 사회복무요원이 정치 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강서구 소속 김민석 구의원이 양천구 시설관리공단에서 주차 관리를 하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시작하자, 병무청이 이를 불허 해 ‘사회복무요원 겸직’을 놓고 법적 다툼 비화 가능성 등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 제도에 대한 단순한 불만을 넘어 사법부 등 법적, 행정적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점”이라며 “제도와 관련해 다양한 요구들이 분출되고 있다면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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