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생률은 여아가 높지만, 증가폭은 남아가 더 급격
인제대 상계백병원 연구팀, 13만 여 아동 분석

최근 급증하고 있는 성조숙증은 보통 여자 어린이에게서 발생률이 높지만, 남자 어린이도 최근 12년 사이 발생률 증가폭이 83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 연구팀(박미정, 김신혜 등)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9세 미만의 여아와 10세 미만 남아 중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13만여 명의 아동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성조숙증 발생률이 17배 이상 급증했으며, 주로 남아보다는 여아에서 증가의 폭이 더 뚜렷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여아에서 남아보다 성조숙증 발생률과 유병률이 여전히 높았지만, 연구 기간동안 발생률의 증가폭은 남아에서 약 83배로 여아가 16배인 것에 비해 훨씬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성조숙증은 어린 나이에 2차성징이 발생하는 것으로 아동의 정신적인 발달이 신체 발달에 따라가지 못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신체적으로는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오히려 작아질 수 있으며, 여아의 경우에는 조기 초경이 발생하고 성호르몬 관련 암 발생 우려가 커진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영양 상태 등 다양한 원인이 성조숙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만의 증가는 남녀 아동 모두에서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신혜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사춘기 발달은 비만,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자극하는 여러 내분비장애 물질,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디지털기기에의 노출, 심리적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전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증하는 한국의 성조숙증 증가 원인에 대한 연구와 이로 인한 호르몬 영향 암 발생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을 치료할때 사춘기 억제 주사를 처방하기도 하지만,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사춘기 억제 치료 여부를 결정할 때는 아동의 성인예측키, 연간 성장 속도, 호르몬 증가 정도, 심리적 성숙 정도, 남아있는 성장 포텐셜 등 개별 아동의 상황을 면밀히 평가 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소아내분비 전문의 진료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 급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3월호에 게재됐다.
이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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