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누가 자기 지역구에 금 긋는 일을 하겠나.”

4일 한 초선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내놓은 한마디다. 그는 “괜히 나섰다가 솔선수범으로 너희 지역구 먼저 합쳐보라고 하면 굉장히 난처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초부터 대통령실과 국회의장실을 중심으로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세부 결의안도 나왔지만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각 의원실로 5일까지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 발언 신청자를 받는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선뜻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위는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정개특위에서 제안한 3가지 결의안(△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와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와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을 포함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전원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하루에 평균 25명의 의원이 발언할 것 같다”고 말했지만 발언 신청자가 부족해 제대로 토론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국회의원 정원을 유지한 채 비례성이 강화되면 지역구 의석은 줄어들게 된다.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기존 지역 구도에 기대기보다는 개인기를 발휘해야 한다. 둘 다 현역들에게 불리한 안이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9월쯤 공천을 받지 못하는 게 확실해지면, 중대선거구제라도 하자면서 이판사판으로 나서는 의원들이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보름 정치부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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