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학폭심의 2만건 달해
드라마 ‘더 글로리’ 흥행에
학폭 사회적 관심 더 커져


국민의힘과 정부가 초강경 학교폭력 대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최근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던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폭 사례가 물의를 일으킨 데다, 학폭을 모티브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도 흥행하면서 학폭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그동안 감소세였던 학폭이 코로나19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접어들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2019년 3만1130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8357건, 2021년 1만5653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9796건으로 반등했다. 2학기를 포함하면 2만여 건에 달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학폭 관련 행정 소송도 증가 추세다. 연도별 가해 학생의 행정심판 청구 건수는 2020학년도 478건에서 2021학년도 731건, 2022학년도 868건으로 3년 새 1.8배로 늘었다. 일상회복으로 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학폭이 다시 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사회적 공분을 불러온 기폭제는 정 변호사 아들 학폭 사례다. 정 변호사 아들은 2017년 강원도의 기숙형 자율형사립고에서 동급생 두 명에게 언어폭력을 가해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고, 2019년 2월 서울 반포고로 학교를 옮겼다. 하지만 중대한 학폭을 저지르고도 2020년 정시모집 전형을 통해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청주 고데기 사건’은 최근 흥행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모티브로 알려지면서 재조명됐다. 2006년 당시 15세였던 가해자는 열을 이용한 미용기구인 고데기로 동급생 A(당시 14세) 양의 온몸에 화상을 입히고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학교폭력을 저질렀다. 하지만 가해자가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법상으로도 낮은 수준인 보호관찰 처분을 받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12월에는 대구에서 동급생의 물고문과 구타, 금품갈취 등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중학생(당시 14세) 권모 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권 군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울고 있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가 공개되면서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트렸다. 최근에는 경찰관을 양성하는 중앙경찰학교에서도 학폭 가해자 4명이 퇴교 처분을 받았다. 경찰대에서도 최근 5년간 10명이 학폭 관련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최근 몇 년 새 ‘학폭 미투(Me Too)’가 스포츠계와 연예계 등 사회 곳곳에 확산되기도 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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