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현직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전직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7일 각각 미주와 중국 방문을 마치고 나란히 귀국했다. 차이 총통은 귀국 일성으로 중국을 겨냥해 결코 억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마 전 총통은 대만은 전쟁과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친중국 성향을 드러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집권 민주진보당의 차이 총통은 이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압박과 위협에 직면해 더욱 단합하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줬다"며 "결코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장애물 탓에 세계와 교류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위협에 굴하지 않고 적극 방어하겠다는 반중(反中)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차이 총통은 9박 10일간 일정으로 미국을 경유해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순방했다. 지난 5일에는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대만의 주미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경제문화대표부 대표 입국 금지 등 제재 조치를 취했다.
이날 대만 전·현직 최고지도자 중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마잉주 전 총통도 나란히 귀국길에 올랐다.
현재 야당인 중국국민당 소속으로 2008~2016년 총통을 지낸 마 전 총통은 지난달 27일 중국 방문을 시작해 12일 일정으로 난징, 우한, 창사, 충칭, 상하이 등 5개 도시를 방문했다. 중국공산당 대만판공실 쑹타오 주임(장관급)과 만나 양안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차이 총통의 집권 민진당과 달리 국민당은 중국과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추진해 전쟁이 아닌 평화적인 경제 발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마 전 총통은 대만에 진정한 평화와 안정의 미래가 있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대만 전·현직 총통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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