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한 납치, 살해 사건의 3인조 실행범 이경우(35·왼쪽부터), 황대한(36), 연지호(30). 서울경찰청 제공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한 납치, 살해 사건의 3인조 실행범 이경우(35·왼쪽부터), 황대한(36), 연지호(30). 서울경찰청 제공


코인 사기 피해를 이유로 살인 교사 의심
살인 주범 이 씨, 범죄 후 6000만원 성공보수 요구


강남대로 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사건의 배후로 의심 받는 재력가 유 모 씨가 구속됐다. 그는 가상화폐 관련 투자 건으로 피해자 A 씨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이번 강남 납치 살해 사건을 계획하고 실행을 지시한 이경우 씨에게 자금을 전달하고 범행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유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강남 살인 사건 관련 구속된 인물은 납치·살인을 직접 실행하고 시신을 유기한 황대한(36)·연지호(30)와 범행을 계획하고 지시한 이경우(36), 범행을 모의하는 과정에 가담한 20대 이모 씨 등 5명으로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주범 이경우에게 착수금 명목의 돈을 주며 피해자 A(48) 씨의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와 피해자 A 씨가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 각종 민·형사 소송으로 얽혔다고 한다. A 씨는 2021년 2월 유 씨의 부인 황 씨가 코인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하고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 중이던 황 씨를 찾아가 약 1억90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았는데 이때 살인 주범 이 씨 역시 협박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씨는 유 씨 부부와 화해한 반면 A 씨는 소송전을 벌이면서 사이가 급격하게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 씨 부부가 2021년 이경우에게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전달했고, 범행 직후에도 접촉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 씨를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한다. 또, 이 씨는 지난달 29일 밤 범행 직후부터 31일 오후 체포되기 전까지 두 차례 유 씨를 만나 6000만원을 요구했다고 조사됐는데 경찰은 앞서 받은 4000만 원은 살해 착수금, 이후 요구한 6000만 원은 성공보수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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