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키치’·여자아이들 ‘화’
파트 분배 차이 나자 팬들 뿔나
업계 “곡 성격 따라 비중 달라”


최근 걸그룹 아이브 팬들 사이에선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아이브의 첫 정규앨범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의 선공개곡 ‘키치’(Kitsch)에서 한 멤버의 솔로 파트가 5.8초밖에 되지 않아 ‘분량 실종’ 논란이 인 것. 전 멤버들에게 비교적 고루 분량이 주어진 타이틀곡 ‘아이 엠’(I AM)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었지만, K-팝 아이돌 그룹의 멤버별로 파트가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 ‘파트 분배 논란’은 왕왕 제기되고 있다.

멤버 여러 명이 파트를 나눠 부르는 K-팝 그룹 음악에선 멤버들의 파트 분배가 중요하다. 특히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킬링 파트’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곡의 성패가 달려있기에 기획사는 물론 멤버들과 팬들에겐 자존심이 걸린 민감한 부분이다. 앞서 걸그룹 (여자)아이들(사진)의 미니 4집 ‘아이 번’(I burn)의 타이틀곡 ‘화’에서 멤버 슈화의 솔로 파트가 4초밖에 되지 않자 슈화의 중국 팬클럽은 앨범 공동구매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룹의 파트 분배는 어떻게 이뤄질까. 원래 분배는 작곡가의 영역이다. 작곡가가 해당 파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골라 배치한다. K-팝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미션곡이 주어지면 한 사람씩 불러보고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해당 파트를 차지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여기에 회사 의견이 함께 반영되는 게 요즘 추세다. 한 사람이 아닌, 팀으로 작곡하는 ‘집단 창작’ 방식이 보편화된 데다 애초에 기획사가 주체가 되어 곡을 수급하다 보니, 회사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음반 기획 총괄)팀이 파트 분배에 적극 개입하게 됐다.

씨스타 ‘나혼자’ 등의 작곡가 박현중은 “100% 작곡가 의견대로 분배하기도 하고 회사 의견이 반영되기도 한다”면서 “최대한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노력하지만 곡 분위기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치기도 한다. 특히 요즘은 노래와 멤버의 비주얼적 부분도 중요하다 보니 고려해야 할 요소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작곡가 라도도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멤버가 독점하지는 않도록 한다”면서도 “전체 퀄리티를 위해 노래 잘하는 멤버가 파트를 가져가는 게 맞다. 파트 분배를 공평하게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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