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北 미사일 고각발사로 1000km 비행…“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가능성“

합참 “北, 이날 오전 7시 23분쯤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 포착”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 1000km 비행 후 동해 상에 떨어져”
“정상 각도라면 5000km 비행 가능, IRBM으로 보이나 ICBM 가능성도”
北, 연락채널 끊더니 도발 재개…17일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긴장고조 우려

북한이 13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이상급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군이 이날 오전 7시 23분쯤 평양 인근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쏜 탄도미사일은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이다.

이번 미사일은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됐을 경우 5000㎞ 가량 비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거리 3000∼5500㎞를 IRBM으로, 5500㎞ 이상을 ICBM으로 분류하는 기준에 따라, 이번 미사일은 IRBM급 이상 성능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ICBM을 쏘고 상승 고도와 비행 거리를 조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도 “북한 내륙부에서 적어도 1발의 ICBM급 가능성이 있는 탄도미사일이 높은 각도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전했다.



기존 ICBM인 ‘화성-15형’이나 ‘화성-17형’일 가능성과 함께, 북한이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고체연료 기반 ICBM일 가능성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달 16일 쏜 화성-17형은 고각 발사로 정점 고도 6000㎞ 이상 상승해 1000㎞를 비행했다. 2월 18일 발사한 화성-15형은 정점 고도 5768㎞, 비행 거리 989㎞를 기록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며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 7일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서·동해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지 엿새 만에 이뤄졌다. 아울러,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7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이후 17일 만으로, 올해 들어 9번째에 해당한다. 중거리급 이상 발사는 지난달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가 가장 최근이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측과 연락선까지 끊은 채 도발을 통해 본격적인 강 대 강 구도로 몰아가려는 의도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규모 한미 연합 연습을 비롯해 미국 전략자산 전개,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 발간 등 북한이 도발의 빌미로 삼을만한 이슈들이 여럿 있었다. 또 미사일이 발사된 이날은 북한에서 김일성 생일을 일컫는 태양절(4월 15일) 111주년을 이틀 앞둔 날이자,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된 지 11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김정은 우상화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이 4월의 이런 기념일들을 고려해 도발 일정을 잡았을 가능성도 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