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1%가 ‘청불’ 등급 판정
“몽환적 표현으로 호기심 자극”


일상까지 파고든 마약 범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일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마약에 대한 이미지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공개된 OTT 콘텐츠 중 21%가 이런 자극적 소재를 다룬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작품인 것으로 집계돼 모방 위험성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넷플릭스 TV쇼 부문 흥행 1위에 오른 ‘더 글로리’에는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마약중독자가 등장하고, 이 여성이 마약 복용 상태에서 환각을 보거나 난교를 암시하는 장면도 상세히 묘사됐다. 또 다른 콘텐츠인 ‘수리남’은 3대 마약으로 꼽히는 코카인이 주된 소재였고, 국내 OTT 시즌 ‘소년비행’은 부모에게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한 10대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외에도 마약을 전면에 내세운 ‘나르코스’ 시리즈나 ‘브레이킹 배드’ 등의 콘텐츠도 넷플릭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환각 상태를 몽환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칫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동경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고, 성숙한 의식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청소년들이 이런 장면을 모방의 대상으로 삼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이 지난달 말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2년, 등급분류 심의를 진행한 콘텐츠 8365편 중 1768편(21%)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고, 마약 소재 콘텐츠도 상당수였다. 김 의원은 “국내외 OTT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마약, 폭력, 음주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상물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청소년 관람 불가’라고 관람 등급을 적시하지만, 청소년들이 우회해 이를 접하는 건 어렵지 않다. 유튜브에 올라온 여러 축약 콘텐츠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지난달 28일부터 OTT 자체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됐다. 각 플랫폼이 ‘셀프 규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 속에서 선정성과 폭력성이 짙은 콘텐츠가 더 증가할 것이란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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