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 더블린의 대통령 관저에서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의 종을 울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 더블린의 대통령 관저에서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의 종을 울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더블린 의회 연설서 “평화” 촉구
전쟁 장기화 동맹국 결속 다지고
이민자 표심공략 ‘1석 3조’ 행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아일랜드 의회에서 연설하며 “정치적 폭력이 다시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촉구했다. 아일랜드어로 “고향에 왔다”면서 미소를 보인 그는 “더 머물고 싶다”며 아일랜드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상 재선 도전을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이 북아일랜드 갈등을 종식시킨 벨파스트 평화협정 강조로 ‘외교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흔들리는 유럽 동맹국 결속, 자국 내 이민자 표심이라는 ‘1석 3조’를 노린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일랜드 더블린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아일랜드에 돌아와서 정말 좋다”며 “더 오래 머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이 “큰 영광”이라고 밝힌 그는 2015년 사망한 큰아들 “보가 이 자리에 섰어야 했다”며 개인적인 소회도 털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벨파스트 평화협정을 언급하며 “이 협정은 북아일랜드뿐 아니라 아일랜드 공화국 전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치적 폭력이 이 섬에 자리 잡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4일간의 아일랜드 일정은 오는 14일 조상 에드워드 블루윗이 살던 마을을 방문하며 막을 내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기소, 기밀 문서 유출 등 복잡한 국내 상황에도 긴 시간을 아일랜드에 할애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자신의 ‘외교 전문가’ 이미지를 보다 공고화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유럽연합(EU)의 자율성을 내세워 미국에 어깃장을 놓는 상황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드러내며 유럽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적으로는 이민자 뿌리를 강조하며 대선 잠재 경쟁자이자 ‘반(反) 이민자’ 정책을 표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항해 이민자 표심을 사로잡을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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