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신개발은행 연설 통해 중국 주도 ‘위안화결제’ 동참 시사 오늘 베이징서 시진핑과 정상회담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을 방문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사진) 브라질 대통령이 “왜 무역은 달러로만 해야 하는가”라며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무역에서의 위안화 결제 등을 옹호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상하이(上海)의 신개발은행(NDB) 본부에서 한 연설을 통해 “나는 매일 밤 모든 국가가 왜 달러로 거래해야 하는지 자문해본다”며 “금본위제 이후에 달러가 국제사회의 화폐라고 누가 결정했는가”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누가 우리의 통화는 힘이 없고 다른 나라에서 가치가 없다고 결정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중국의 ‘탈달러’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동참할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NDB는 브릭스(BIR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경제 5개국)가 중심이 돼 개설된 투자은행으로, 룰라 대통령 지명으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새 총재로 취임했다.
앞서 중국과 브라질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하기로 했고, 12일 첫 거래를 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정보기술(IT)기업 화웨이(華爲)를 방문한 데 이어 14일 베이징(北京)으로 이동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편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은 러시아와 이란, 파키스탄 외교장관들과 회담하며 ‘반미 연대’ 강화에 나섰다. 친 부장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주변 4개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아프간 문제는 냉전적 사고와 진영 대결을 버리고 상호 존중, 평화 협상, 우호적 대화 등에 기반해 탈레반의 온건한 시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아프간 문제를 주도하던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그동안 미국과 관계가 껄끄러웠던 주변국들과 새로운 연대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