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자기야’라고 부르는 등 계속 호감을 표시한 동호회 회장을 “스토커”라고 단체 카톡방에서 폭로한 것은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이은상 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56)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봉사회 임원인 A 씨는 지난 2021년 6월 봉사회 회원들이 참여한 단체 카톡방에 “회장 B 씨를 스토커 혐의로 고소했다.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혼자인 여성들에게 추악한 행동을 한다”는 글을 게시하는 등 B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A 씨는 “게시글에 B 씨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부분이 있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B 씨를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의 증거 조사 결과 B 씨는 A 씨의 거부 의사를 무시한 채 A 씨가 운영하는 가게를 수시로 찾아왔다. A 씨에게 “저녁 같이 먹을까” “이따가 영화 보러 가자. 자기하고 같이 보고 싶어”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자기라고 하지 마라. 자기라고 한 번만 더 하면 인연 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A 씨가 거절 의사를 드러냈음에도 B 씨는 ‘사랑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행복하세요’ ‘좋은 아침’ 등의 글귀와 함께 배경 사진이나 그림이 포함된 메시지를 여러 차례 일방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A 씨가 글을 쓴 목적에는 정신적 피해를 준 B 씨를 비난하려는 목적도 포함됐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회원에게 주의를 당부하거나 회장 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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