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아주 추해져
더 감춰봐야 점점 더 수렁에 빠질 것"
지난 2021년 당대표 선출 당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 봉투 의혹’이 제기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관해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정계은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돈 봉투 의혹으로 인해 ‘송 전 대표가 정계은퇴 선언까지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어떻게 이래놓고 뭘 더 미련을 가진들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을 지역구 국회의원 시절 당시 송 전 대표는 3·9 대선이 있던 지난 2022년 1월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답보 상황 속에서 ‘586용퇴론’을 꺼내 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같은 해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며 정치 활동을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현재는 프랑스 그랑제콜(ESCP·파리경영대학원)의 방문 연구교수로서 파리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송 전 대표가 정계은퇴를 선언한다고 해도 멋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 같은 분위기’라는 반문에 유 전 총장은 "그렇지만 이걸 다 책임지고 자기가 십자가 지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면 (나을 것)"이라며 "이게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아주 추하게 마무리 된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또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에 대해 "빨리 들어와서 툭 터놓고, 자꾸 더 감추고 해봐야 점점 더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그러면 사람만 비겁해진다. 멋있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으로는 이번에 파문이 인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관해 유 전 총장은 "전당대회를 치르면 오랜 관행이었다"며 "내가 청와대 정무수석 때 (돈 살포 신고 시) 50배(보상)를 만들어서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500배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10만 원을 받은 사람이 신고하면 그 500배인 5000만 원을 (보상금으로) 받게 하면 (살포하는 사람이) 돈을 못 줄 것 아니냐"며 "그게 줄고 줄어서 50배로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총장은 "송 전 대표로서는 ‘나만 그랬느냐’며 조금 억울하기는 할 것"이라며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여튼 본인이 주변에 사람을 잘못 썼든 어쨌든 간에 저렇게 다 드러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깨끗하게 체념하고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해서 우리 정치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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