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재판관)가 27일 대북 전단 살포 단체의 설립 허가 취소는 부당하며, 살포 행위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대북 저자세로 일관한 문재인 정부 조치가 기본권 침해이자 과잉금지 원칙 위반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은 2020년 4∼6월 북한 체제 비판 전단 50여만 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가 43일 만에 설립 허가가 취소됐는데, 3년 만에 사필귀정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이다.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담화를 발표하자 즉각 문재인 정부가 전단 살포 금지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통일부에 의해 설립 허가 취소 조치도 내렸다. 같은 해 12월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전단 살포 등에 대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소송을 냈지만 1·2심은 ‘(전단 살포가) 공익을 해하는 행위’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대법원이 원고 손을 들어주며 파기 환송했다. 특히 ‘전단 살포가 북한 주민에게 정권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국내외 관심을 환기하고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 27개 단체는 해당 법안 공포 직후 ‘기본권 침해이자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며 헌법소원을 냈고,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같은 취지로 헌재에 위헌 의견서를 제출했다. 헌재는 조속히 위헌 여부를 판단하고 국회도 법 재개정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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