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 매화종합사회복지관의 지구살리기 프로젝트 ‘1.5도를 지키는 아이들’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지난해 11월 19일 복지관 강당에서 사업공유회를 열고 캠페인 진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경기 군포시 매화종합사회복지관의 지구살리기 프로젝트 ‘1.5도를 지키는 아이들’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지난해 11월 19일 복지관 강당에서 사업공유회를 열고 캠페인 진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군포 매화사회복지관 ‘1.5도를 지키는 아이들’

다큐 전문가에 영상제작 배워
시나리오 쓰고 촬영해서 올려

주변 공공기관·기업 등 돌며
냉난방 적정온도 동참 캠페인
장바구니 사용 정책 제안도

“기후위기 문제 해결 과정서
아동의 목소리 낸게 큰 보람”



“기후위기의 가장 큰 당사자는 바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 아이들의 시각에서 지구 문제 해결 바라봐주세요.” 더 늦게 태어난 세대일수록, 더 많은 기후위기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1980년대와 202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1950년대에 태어난 이들보다 최소 0.5도, 최대 2.5도 높은 지구에서 살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구 온도 상승에 따라 폭염, 혹한 등 이상기후가 빈번해질 것임은 기후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바다.

그런데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아이들은 막상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서 소외돼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각 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환경 교육 대부분이 환경 보호를 위한 단기성·설명형 교육으로 구성돼 아이들이 주체가 아닌 대상에 머무르고 있어서다.

경기 군포시 매화종합사회복지관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구살리기 프로젝트 ‘1.5도를 지키는 아이들’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7개월여간 이어진 ‘1.5도를 지키는 아이들’은 기후활동이 ‘아동권리’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아동이 기후위기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14∼16세 청소년이 이번 프로젝트의 주축이 됐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먼저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한 다음 이들이 다양한 프로젝트 주제 중 직접 원하는 것을 선택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먼저 시작된 프로젝트 활동은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명은 ‘랜선으로 만나는,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이를 위해 매화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해 5월부터 다큐멘터리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아이들에게 영상 제작 및 편집, 시나리오 작성, 장비 사용법 등을 가르쳤다. 아이들은 10월까지 6회에 걸쳐 만나면서 손수 다큐멘터리 시나리오를 쓰고 영상 촬영 및 편집까지 거쳐 영상을 완성해냈다. 영상은 매화종합사회복지관 유튜브에 업로드돼 지역사회주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지구살리기 프로젝트 ‘1.5도를 지키는 아이들’에 참여한 아동들이 지난해 9월 24일 경기 군포시 초막골 생태공원에서 기후위기 예방캠페인을 벌인 후 ‘지구를 지키자’는 내용의 패널을 든 채 단체 사진을 촬영한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구살리기 프로젝트 ‘1.5도를 지키는 아이들’에 참여한 아동들이 지난해 9월 24일 경기 군포시 초막골 생태공원에서 기후위기 예방캠페인을 벌인 후 ‘지구를 지키자’는 내용의 패널을 든 채 단체 사진을 촬영한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해 7∼10월 진행된 ‘기후위기실험실’은 온·오프라인에서 아이들이 펼친 캠페인이 중심이 됐다. 아이들은 기후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냉난방 기기의 과도한 사용과 그로 인한 에너지 사용량 증가를 지적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어컨 적정온도 지키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아이들은 인근 공공기관과 기업 등 네트워크 기관에 방문해 에어컨 적정온도 지키기 캠페인을 소개하고 홍보 배너를 달거나 주민들에게 동참을 약속하는 서명을 받았다. 온라인상에서는 캠페인 홍보지를 제작해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 홍보했고, 적정온도인 26도를 지킨 인증 사진 등을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토대로 11월에는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이들이 직접 발표 자료(PPT)를 제작해 사업 진행 과정 보고와 세부 사업 소개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군포시의회 의장과 의원, 인근 시장 상인회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시장 내 장바구니 사용하기’라는 정책 제안도 내놨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세은(15) 학생은 “아동권리와 기후위기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의미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매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이번 프로젝트 활동을 담당한 이돈민 씨는 “기후위기 문제 대응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기업, 사회단체 등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연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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