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46% “1분기 심사 강화”
위험감수 능력 감소 등 원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국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조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신용경색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Fed의 1분기 은행 대출책임자설문조사(SLOOS)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고 답한 은행은 4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44.8%보다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소기업용 대출 기준을 강화한 은행도 지난해 4분기 43.8%에서 올해 1분기 46.7%로 높아졌다. 은행들은 대출 기준 강화의 이유로 △위험 감수 능력 감소 △예금 유출에 대한 불안 △불확실한 경제 전망 △산업별 문제 악화를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들은 남은 한 해 동안도 모든 범주에 걸쳐 대출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의 신용경색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고 최근 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지역은행 연쇄 파산 이후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

은행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Fed가 공식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Fed는 이날 별도의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신용대출이 급격히 위축되면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잠재적으로 경제 활동이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지출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6월 Fed의 금리 동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4.4%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려갔다. 또 1년 후 소비자 지출은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3월(5.7%)보다 0.5%포인트 둔화했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과 비즈니스 담당자들 사이에서 신용경색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확실히 감지되고 있다”며 “이는 경제를 둔화시킬 우려가 있어서 통화정책 설정 시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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