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시절 저금리와 ‘임대차 3법’ 강행이 겹치면서 전셋값 폭등과 무자본 갭투자, 전세 대출 급증 같은 이상 현상으로 이어졌다. 그 후유증이 전세 사기 같은 범죄에 이어 역전세 대란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으로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2년 전과 정반대로 전세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임대인이 속출하고, 전세 사기 피해자가 목숨을 끊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했다.

하반기에는 역전세 대란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의 62%가 2년 전보다 낮은 가격이었고, 서울 아파트 경우엔 47주 연속 내렸다. 2억∼3억 원씩 떨어진 경우도 흔해 곳곳에서 보증금 반환 갈등이 벌어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2년 전 무자본 갭투자까지 성행하던 시기의 후폭풍이 닥치고 있다”고 했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2021년 9월 1차 고점, 작년 6월에 2차 고점을 찍은 만큼 올해 9월∼내년 상반기가 고비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전세 사기 사건 여파로 전세보증보험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로 내렸고, 올 공시가격 역시 전년 대비 18.6% 떨어져 보증 한도가 크게 줄었다. 전세 사기 대책이 역전세 대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사적 계약은 시장 수급에 맡겨두는 게 원칙이다. 전세 대출 한도 축소와 월세에 대한 소득 공제 확대로 전세의 월세화를 유도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발등의 불은 꺼야 한다. ‘세입자 퇴거 조건부 대출’의 한시적 확대가 현실적 대안이다. 올 1분기 4대 은행의 관련 대출 잔액은 17조2962억 원으로 2년 전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담보인정비율(LTV) 70%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전세 시장의 숨통을 터줄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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