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미래리포트 2023 - 인구, 국가 흥망의 열쇠
( 3 ) 정책 실기 中… 해법 찾는 日
中 결혼감소 관련 신조어
남동생 부양 女 ‘푸디모’도 등장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출산 못지않게 ‘결혼’이 줄고 있는 중국에서 ‘푸디모’(扶弟魔), ‘헌자뉘’(恨嫁女) 등 결혼과 관련한 새로운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내 전통적 결혼관과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가운데 등장한 이들 신조어는 중국 내 결혼 감소라는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
지난 4월 초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진행된 한 맞선 프로그램에서 한 여성이 “나는 푸디모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남동생을 부양하는 괴물’이라는 뜻의 푸디모는 결혼 뒤에도 남동생의 성공을 위해 친정 쪽에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하는 여성을 의미하며, 남성들 사이에선 결혼 기피대상이다. 중국에선 여전히 딸을 아들을 위한 ‘밑천’으로 생각하는 전통적 고정 관념이 강한데, 신세대나 남성 측에서는 이 같은 행태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 실제 참가 남성들도 자신의 이상형 조건에 ‘남동생이 없을 것’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푸디모 외에도 나이가 찼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 등을 기피하고 있는 여성이라는 뜻의 ‘헌자뉘’, 이성과의 만남보다 현실에서의 취미생활 등에 몰두하는 남성을 의미하는 포시(佛系), 인터넷 등에서 만난 남녀 사이가 현실로 옮겨와 급속히 가까워진다는 번셴(奔現) 등의 단어도 최근 등장한 신조어다.
이 같은 신조어들이 대변하듯 중국 내 결혼은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2 통계연감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초혼자 수는 115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약 70만8000명(6.1%) 감소했다. 중국 내 초혼자가 120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결혼 적령 인구가 감소한 데다 당국이 이혼율을 낮추기 위해 관련 법령을 강화한 것도 젊은 세대들의 결혼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둥(廣東)성 인구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젊은이들은 전통적으로 집 구매와 양육비 등 결혼에 따른 부담을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직도 남아 있는 중국의 ‘지참금’ 문화, 코로나19 등이 결혼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관련기사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