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일부 ‘K-직장인’들이 직장 상사에게 ‘선물 헌정’을 직간접적으로 강요받으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간호사 등 일부 직군에서 스승의 날 상사에게 선물을 주는 관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조교사 A(여·38) 씨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원장에게 선물할 꽃바구니, 상품권 마련에 3만 원을 상납했다. A 씨는 당연하게 이뤄지는 갹출 분위기에 “원장님이 스승은 아니지 않으냐”며 항의해봤지만, 동료 교사들은 ‘룰(규칙)’이라며 A 씨의 의견을 무시했다. A 씨는 “보조교사라 월급도 100만 원대 중반밖에 안 돼 3만 원도 아쉬운 처지”라며 “안 낸 뒤 눈치 보는 것보단 내는 게 나을 거라는 마음에 세금 낸다는 심정으로 상납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엔 ‘스승의 날, 직장 상사에게 선물하시나요?’라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 다닌다고 밝힌 이 누리꾼은 “부서 간호사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사비를 걷어 담당과 교수들과 (병동 내 간호 업무를 총괄하는) 수간호사에게 스승의 날 선물과 꽃다발을 전달하는 게 (이치에) 맞나요?”라고 토로했다. 실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B(여·29) 씨는 “수간호사에게 선물은 물론, 롤링 페이퍼를 써서 전달하는 등 온갖 야단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도제식 교육을 받는 간호사 직군 특성상 스승의 날 선물은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강제적인 선물 조공은 ‘직장 갑질’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 소속 임득균 노무사는 “자발적인 선물은 문제 되지 않지만 강제하는 문화는 직장 갑질에 해당할 수 있으며, 바람직한 조직 문화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만약 선물을 안 하거나 갹출에 동참하지 않은 조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고 배제한다면 더욱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