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인사이드 - 20년간 1조5000억 투입해 유적지 관광자원화
건축규제 완화로 개발 탄력
구도심·승암산·건지산일대
왕의 궁·정원·숲 권역 나눠
38개 세부사업 진행할 예정
시, ‘국가 고도’ 지정도 추진
전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전통도시 전북 전주의 도심 풍경이 크게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도심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전주시도시관리계획 규제가 완화되고 후백제와 조선 시대 역사문화유적지를 비롯해 숲과 호수 등을 관광자원으로 묶어 개발하는 사실상 ‘도심 개조’에 버금갈 정도의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경주가 신라왕경복원정비 사업을 벌인 것처럼 전주도 후백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도심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한데 엮어 미래 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왕의 궁원(宮苑)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용적률을 높이고 건축물 높이 심의 등 도시계획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전주시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백제부터 조선왕조까지 전주에 새겨진 왕의 흔적 = 왕의궁원 프로젝트는 전주의 역사자원인 후백제와 조선왕조의 역사·문화자원을 하나로 묶어 관광적 가치를 높여 전주의 100년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전주시는 이를 위해 현재 국가 고도(古都) 지정을 위한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역사문화권 정비법에 ‘후백제역사문화권’이 포함돼 법률적 근거도 마련됐다. 후백제의 왕성이 자리했던 것으로 알려진 동고산성(東固山城),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워진 ‘경기전’, 전주가 조선왕조의 본향이자 전주 이씨의 발상지임을 알리는 ‘조경묘’와 ‘조경단’ 등 왕의 흔적이 담긴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간직한 곳이 전주다.
전주시는 이번 왕의궁원 프로젝트를 위해 앞으로 20년간 1조5000억 원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역사문화권 정비법)’이 개정돼 후백제역사문화권이 추가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의 6개 고대국가를 대상으로 한 역사문화권 정비법이 지난 2020년 제정된 이후 ‘예맥역사문화권’ ‘중원역사문화권’(2021년)에 이어 9번째로 후백제역사문화권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오는 2042년까지 20년에 걸쳐 관광자원화할 수 있는 역사문화유적이 산재한 한옥마을을 비롯한 전주의 구도심과 승암산·아중호수, 덕진공원·건지산·전주동물원 등 일원을 △왕의 궁 △왕의 정원 △왕의 숲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38개 세부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전주 구도심이 주요 무대인 ‘왕의 궁’은 전주의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총 5150억 원이 투입된다. 후백제 고도 복원을 핵심사업으로 4개 연계사업과 15개 세부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아중호수와 승암산 일대를 한데 엮은 ‘왕의 정원’ 사업은 관광객이 휴양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약 5853억 원을 들여 전주 지방정원과 연계한 전주관광 케이블카 등 힐링 콘텐츠 개발을 위한 12개 세부사업을 준비했다. 여기에 건지산과 덕진공원 일원에 조성될 ‘왕의 숲’은 과학관·생태해양문화시설·온실식물원 등을 연계한 궁원생태테마파크가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용적률·건축물 높이·고도지구 층수 제한 규제 완화 = 현재 전주에서는 덕진권역(556억 원), 서학동예술마을(172억 원), 용머리여의주마을(74억 원), 전주역세권(300억 원), 인후·반촌지역(166억7000만 원), 팔복동 빈집특화형(150억 원), 별과 함께 다가서당 프로젝트(17억 원), 서로돌봄플랫폼(29억 원), 전주무형문화유산 복합문화시설 건립(256억 원) 등 9개 사업에 국비를 지원받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개발 활성화를 위해 건축물 높이심의 등 도시계획 관련 규제 완화 및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전주시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했다.
그동안 주거·상업지역의 용적률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 법정한도 250% 기준에 230%, 중심상업지역 법정한도 1500% 기준에 700%로 정해져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지만 이 같은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보겠다는 게 골자다. 개정된 조례에 따르면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했던 건축물 높이가 40m 이상인 경우에도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 도심 내 주차장 부족 문제를 고려해 시가지경관지구 내 건축제한기준을 완화하고 건축물 용도와 관계없이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초과한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왕의궁원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고 20여 년 동안 묶여 있던 도시계획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도심 상권도 활성화되고 원도심에 활력도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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