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교통정책 실험 결과는
7만5619→8만5363대로 늘어
통행속도 시속 27.8→25.3㎞
시, 내달 구체적 분석결과 발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상권영향은 아직 정밀분석 안돼
서울시가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와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해제 등 두 가지의 대규모 교통 행정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시가 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정책적 결정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혼잡통행료를 받지 않을 경우 교통량이 늘고 통행 속도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연세로 주변 상점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반사이익을 그다지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썬 정책 결정을 예단할 수 없는 상태다.
1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6일까지 남산 1·3호 터널에 두 달간 혼잡통행료를 징수하지 않는 실험을 진행했다. 혼잡통행료와 도심 혼잡 간 상관관계를 따져보겠다는 의도다. 실험 결과, 차량 통행량은 혼잡통행료를 받을 때와 비교해 약 1만 대가 늘었고 통행속도는 시속 2.5㎞가 줄었다. 구체적으로 통행료 면제 이전에는 하루 평균(주말 제외) 7만5619대였던 남산 터널 통행 차량 대수가 실험 1단계(도심에서 강남 방향으로 향하는 차량 대상 통행료 면제)에서는 7만9550대(약 5%)로 증가했고 2단계(양방향 모두 통행료 면제)의 경우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12일까지 8만5363대(약 13%)로 늘었다. 남산 터널 직접 영향권(삼일대로∼1호 터널∼한남대로, 소공로∼3호 터널∼녹사평대로)의 통행속도는 통행료 면제 시행 전 시속 27.8㎞에서 시속 25.3㎞로 감소했다.
시는 두 달간의 실험을 마치고 17일 오전 7시부터 다시 양방향 통행료 징수를 시작했는데 이후 통행량과 속도 변화를 다시 확인한 이후 서울연구원과 함께 6월 중 효과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연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단순 교통량·속도만 보면 혼잡통행료 효과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심 진입 경로 등 혼잡통행료 징수 외 다른 상황에 대한 분석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효과에 대한 실험을 오는 9월까지 진행한다. 연세로 인근 상권의 부활을 위해서 일반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필요하다는 서대문구와 지역 상인들의 요구에 시가 실험에 나선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실험 시작 이후 약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차량 통행량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시에는 버스가 연세로를 통과할 때 2분가량이 걸렸지만, 현재는 4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주변 상권 매출 증대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구에선 주변 상권 매출이 다소 증대된 것으로 비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상인들 반응은 심드렁하다. 30년간 부대찌개 가게를 운영한 견모(60) 씨는 “차량 통행 이후에도 매출은 오르지 않고 있다”면서 “주차 공간이 없어 차가 골목 안으로까지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연세로 일반 차량 통행 허용의 의미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상업 시설에는 차량 통행보다는 보행자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정민·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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