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화염이 일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화염이 일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방공 능력 부실했던 개전 초반 미사일은
규모나 종류 규명 어려워 사실상 제외돼
실제로는 추산 규모 상회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래 러시아가 총 8000여 발의 미사일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지역에 발사했다는 추산이 17일(현지시간) 나왔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날 현지 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에 “서로 다른 집계자료에서 다양한 통계가 나오고 있어 정확한 미사일 수는 현재로써는 확정해 말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나트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공군이 개전 초기 수 주 동안 대공 방어 능력을 제대로 갖추기 못했기 때문에 당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디서 어떤 미사일을 사용했는지를 규명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나트 대변인은 러시아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동원해 온 미사일에 전투기에 장착해 발사되는 Kh-59나 Kh-31 등 공대지 유도미사일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나트 대변인은 이 같은 추산 과정의 예로 지난해 9월 11일부터 올해 3월 9일에 걸쳐 이뤄진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타격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 방공부대는 주요 기반시설을 겨냥해 발사된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약 750기와 자폭 드론 750기를 격추했다. 이나트 대변인은 “그 당시 발사된 미사일·드론의 규모는 격추된 규모와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전구의 한 부대에서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전구의 한 부대에서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이는 즉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격추된 미사일 등의 수로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규모를 추산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것과 이후 방공망에 걸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 미사일을 합할 경우 그 규모는 8000여 발 이상에 달할 수도 있다.

전황 장기화를 맞으며 일각에서는 그동안 러시아가 각종 미사일이나 포탄이 고갈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이나트 대변인도 이날 “최근 적(러시아)은 전방 지역에서 사실상 미사일을 대체하는 500kg 공중유도폭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촬영된 사진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한 이란제 드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7일 촬영된 사진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한 이란제 드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이번 전쟁 초반 러시아의 집중 타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의 검찰은 하르키우 내 산업지구에 이른바 ‘러시아 미사일 공동묘지’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 당시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박혀 있던 미사일 동체와 잔해를 수거해 한 곳에 모아 두는 것이다. 지난 3월 기준으로만 약 1000발 이상의 미사일 잔해가 수거된 상태였다.

하르키우 당국은 훗날 미사일 잔해들이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박물관 전시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와 동시에 이 수집물들이 러시아 당국과 군인들을 전쟁 범죄로 기소하는 데 도움이 될 증거 자료로도 사용되길 희망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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