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지자체 61 → 19곳으로
북 핵도발에 교류·협력 무색
이화영 대북송금의혹도 한몫
양평·성남선 교류기금 폐지도


의정부=김현수·김군찬 기자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여파로 경기도가 중심이 돼 추진되던 전국 지방자치단체 대북 사업이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대북 사업을 위한 대표적인 지자체 협의체인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의 가입 지자체 규모가 출범 3년 차 만에 3분의 1 토막 나는 등 사실상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1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협의회는 경기도 주도 아래 2020년 5월 시범 운영된 이후 2021년 2월 전국 61개 기초지자체들이 참여한 상태에서 정식 출범됐다. 이 협의회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의 효율적 추진과 지자체 차원의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북한의 잇단 핵무기 개발과 이에 대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진영의 강경 대응, 코로나19 지속 등으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지자체가 참여한 셈이지만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지자체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할 남북교류사업이 없다 보니 형식적인 직원 교육에만 그치고 있는 데다 설상가상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자체 대북 사업의 열기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다. 윤석열 정권의 대북 강경 기조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출범 당시 61곳이었던 가입 지자체는 지난 1월 말 기준 19곳으로 줄어든 상태다. 경기도를 포함해 회장직을 맡은 경기 안양시와 수원시, 부천시, 화성시 등 경기도 지자체 14곳, 서울 금천·관악구, 충남 부여군, 울산 북구 등이 남아 있을 뿐이다.

지난 1월 협의회를 탈퇴한 경기 구리시는 대북 사업이 기약 없다고 판단, 탈퇴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직 시절 대북 사업에 공을 들였던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이후 남북협력 여건 변화를 반영해 국 단위 조직인 남북평화협력단을 과 단위로 축소하고 인력도 25명에서 14명으로 감축했다. 남북평화협력단은 박 전 시장 시절 만들어져 남북교류협력사업 총괄·조정, 평화·통일 교육 등을 주요 업무로 했다.

또 지난 3일 서울시의회는 ‘서울특별시 개성공업지구 현지기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등을 가결하며 대북 사업에 제동을 건 상황이다. 대북 사업 목적으로 사용되는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폐지하는 지자체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는 양평군을 시작으로 성남, 수원 등에서 기금을 폐지하고 일반 회계로 돌리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기금이 442억 원까지 누적됐지만 지난해 실제 사용된 기금은 17억 원에 불과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도 남북 관계 개선이 어려워 보여 대북 사업에는 신경 쓰지도 못하고 있다”며 “운영비 명목으로 연 500만 원을 협의회에 내고 있지만 성과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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