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서 수입차 브랜드 약진
“벤츠·BMW만 타던 시대갔다”
생활패턴·니즈 맞는 모델 인기
볼보 올 수입차 4위에 오르고
렉서스ES, 베스트셀링카 5위
포르쉐 새 카이엔 하반기 출시
벤틀리 회장 “한국성장전망 탄탄”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로 대변되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한국 시장 공략으로 소비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지면서 볼보, 렉서스뿐 아니라 포르쉐, 벤틀리와 같은 럭셔리카 브랜드도 의미있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이 고급 수입차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BMW, 벤츠, 아우디가 상위 3개 자리를 차지했다. BMW는 누적 2만3970대를 판매(점유율 29.02%)해 1위에 올랐고, 벤츠(2만1128대·25.58%), 아우디(7387대·8.94%)가 뒤를 이었다.
다만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로 눈을 돌리면서 한때 점유율 70%에 육박했던 독일 3사 쏠림 현상이 최근에는 완화되고 있다. 볼보는 1∼4월 누적 점유율 6.77%로 4위를 기록했고, 일본 상품 불매운동(노재팬)의 영향으로 고전했던 렉서스(5.23%)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 판매 가격이 1대당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포르쉐는 4112대(4.98%)를 판매하며 6위를 차지했다. ‘세계 3대 명차’인 벤틀리는 전년 동기(188대) 대비 13.3% 증가한 213대를 팔았다.

수입차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한국 시장을 대하는 수입 자동차 업계의 마케팅에도 큰 변화가 생기면서 이제는 브랜드 이름만 보고 차를 고르던 시대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과거에는 부(富)를 과시하기 위해 특정 브랜드의 차를 무조건 고르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생활 패턴과 니즈, 가성비 등을 따져가며 ‘나를 위한 차량’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각 수입차 브랜드들도 장점을 극대화한 마케팅을 지속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볼보는 유럽 감성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안전성을 앞세워 SUV 부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볼보의 SUV 라인업은 지난해 국내에서 총 6991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약 48%를 견인했다. 볼보의 SUV 및 크로스컨트리 라인업 5종은 최근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드라이버가 선정한 ‘에디터스 초이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XC40, XC60, XC90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V60 크로스컨트리와 V90 크로스컨트리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선정됐다.

렉서스는 고급 수입차 중에서도 정숙성과 가성비가 뛰어난 브랜드로 유명하다. 노재팬 영향이 사라지면서 최근 판매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특히 ES 모델은 올 1∼4월 누적 3094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5위를 달리고 있다. 렉서스의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 ‘ES 300h’는 2022년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체험평가에서 3년 연속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강대환 렉서스코리아 상무는 “ES 300h가 3년 연속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은 고객들이 하이브리드 차량의 상품성과 친환경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포르쉐는 대표 모델인 3세대 카이엔의 부분변경 신형을 공개하며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카이엔은 올해 국내에서 2127대가 팔려 현재 베스트셀링 모델 8위에 올라 있다. 미하엘 셰츨레 포르쉐 제품 라인 부사장은 “이번 신형 카이엔은 포르쉐 브랜드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거친 모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새 카이엔의 국내 출시는 올 하반기로 세부 출시 모델과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 시장이 커지자 슈퍼카 브랜드 수장들의 방한도 늘고 있다. 최근 존 엘칸 스텔란티스·페라리 회장이 방한했고,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 회장과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CEO도 각각 한국을 찾았다. 벤틀리는 플래그십 스토어인 벤틀리 큐브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 먼저 만들었다. 홀마크 회장은 “한국은 수치만 봐도 중요한 시장”이라며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모두 성장 전망이 탄탄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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