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인접한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교전이 벌어진 가운데, 러시아 내부 반체제 단체인 ‘러시아 자유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은 트위터에 게시한 영상에서 이번 교전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지난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인접한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교전이 벌어진 가운데, 러시아 내부 반체제 단체인 ‘러시아 자유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은 트위터에 게시한 영상에서 이번 교전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우크라 당국, 벨고로드 핵시설 철수 주장
전문가 "사용 위한 것 아니라 안전 조치"
해당 지역서 탱크와 헬기 등 동원한 교전
러, 적의 軍작전 지목… 우크라는 "무관"




최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본토에서 교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전에 따른 위험으로 러시아 당국이 이 지역의 핵무기 저장고까지 철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우크라이나 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NV)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GUR) 대변인 안드리 유소프는 22일 자국 TV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최근 교전이 일어난 벨고로드 주의 핵무기 저장시설을 철수시켰다고 주장했다. 유소프는 ‘벨고로드 22’라는 명칭의 핵무기 저장시설에서 중장비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철수 작전이 실시됐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또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 매체를 인용해 벨고로드 주 그라이보론에 위치한 ‘25624부대’가 해당 시설을 담당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이 시설이 러시아전략미사일부대가 중앙 핵무기 저장시설에 붙이는 전통적 명칭을 참조해 ‘오브젝트(object, 대상체) C’로 분류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교전을 벌인 집단에 의해 핵무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장고에서 핵무기를 빼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니콜라이 소코프 비엔나군축·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뉴스위크에 "(핵무기 철수) 보고가 사실이라면 무기의 안전을 위해 실행된 것이 99% 확실하다"며 "러시아가 그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가 사용되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그 무기는 나토,그 중에서도 거의 폴란드를 향해 사용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까지 러시아 측은 여러 모호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사용 결과로 귀결될 수도 있는 긴장 고조의 단계를 밟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에 교전을 벌인 집단이 벨고로드의 핵탄두를 확보해 서방에 넘길 것에 대한 우려에서 이같은 조치가 이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하일 트로츠키 미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는 뉴스위크에 "교전을 벌인 집단의 행동이 러시아 측에 놀라움을 안긴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가 이 핵탄두들을 확보하더라도 전쟁에 배치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러시아는 핵무기가 나토 회원국에 넘어가는 것을 예방하는 조치를 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에서는 지난 22일 교전이 발생했다. 해당 교전에 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벌인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는 관련성을 부인했고, 오히려 러시아 내부 반체제 단체 ‘러시아 자유 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이 영상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여러분과 같은 러시아인"이라며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평화롭게 자라길 바란다. 이제는 크렘린의 독재를 끝낼 때"라고 밝혔다.

교전을 일으킨 그룹에서는 포병 전력과 헬기, 탱크까지 동원해 큰 규모의 교전을 벌였다. 이에 벨고로드에서는 한동안 교전이 지속되면서 이 지역에서는 대테러작전이 선포되고 주민 대피가 이뤄졌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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