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법 집행 공직자가 신분상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하겠다”며 불법집회 엄정대응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법 집행 공직자가 신분상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하겠다”며 불법집회 엄정대응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 국무회의서 “엄단” 재차 강조

민노총 ‘술판 노숙’ 겨냥
“공공질서 무너뜨린 행태”

“경찰권 발동 사실상 포기”
문정부 대응 행태 비판도

“야간집회 금지·경찰 면책”
국힘, 집시법 개정안 추진


불법시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23일 발언은 최근 술판과 방뇨 행위까지 보인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숙 집회, 사실상 경찰이 손 놓고 있었던 공권력 실종 사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노조 집회에 솜방망이 대응으로 일관했던 경찰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정당한 공권력 집행 시 ‘신분상의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민주노총의 집회 행태는 국민께서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 주요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시위 대응 행태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가 불법집회, 불법시위에 대해서도 법 집행 발동을 사실상 포기한 결과, 확성기 소음, 도로 점거 등 국민께서 불편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 16~17일 서울 도심 거리에서 노숙하며 술판을 벌인 민주노총 집회를 가리킨 발언이다. 당시 출근길 시민들이 난장판 집회에 항의했지만 경찰은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18일에야 기자회견을 열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조차 “윤 청장이 경찰의 무기력한 분위기를 바로잡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경찰의 엄정한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경찰의 소극적 대응 원인을 찾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문재인 정부 경찰개혁위원회가 불법시위 자체보다 경찰의 진압 과정을 문제 삼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경찰의 솜방망이 대응도 더 잦아졌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 조직이 지난 정부 5년간 느슨한 시위 대응에 순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집시법 등 국회 법 개정과는 별개로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정당한 공권력을 보장하고 경찰들을 독려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공무집행을 한 경찰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불법시위에 더 적극적으로 경찰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노총 집회를 계기로 경찰의 공정한 공무집행에 대한 면책 조항 신설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당정은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집시법 개정안은 반드시 조치해야 할 사안”이라며 “입법적 불비나 국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면 과연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집시법 개정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간 집회 금지는 실로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다”며 “국정 무능과 실패에 항의하는 국민의 입을 막으려 드는 정부 여당의 행태는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김윤희·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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