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 위치한 메타의 본사 앞에 설치된 로고를 배경으로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 위치한 메타의 본사 앞에 설치된 로고를 배경으로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어기고
미국으로 방대한 EU 데이터 전송
메타 “부당… 즉각 항소할 것”

업계, 법적리스크 우려에 촉각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AP 연합뉴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AP 연합뉴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Meta)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12억 유로(약 1조71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EU의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위반 벌금 중 최대 액수로 메타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결정으로 “메타와 비슷한 상황의 회사들이 법적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WP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보도에 따르면 메타의 유럽 본부가 있는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22일(현지시간) 메타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12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DPC는 또 메타에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이용자들의 관련 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중단하고, 관련 데이터를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과징금 액수는 EU 내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부과된 것 중 역대 최고액이다. 이전 기록은 2021년 룩셈부르크가 아마존에 부과한 7억4600만 유로(1조600억 원)였다. EU 정보보호이사회 의장인 안드레아 옐리네크는 “페이스북은 유럽에 수많은 이용자를 보유해 전송되는 개인 데이터 양이 방대하다”며 “전례 없는 과징금은 심각한 개인정보보호 위반이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0년 7월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감시 우려가 있다면서 EU와 미국 간 데이터 전송 합의가 무효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무효 판결 이후에도 메타는 유럽 수백만 사용자의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지속적으로 미국에 전송해왔다. 데이터 전송을 중단하면 유럽에서 페이스북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메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부당하고 불필요한 과징금에 대해 항소할 것이며, 법원을 통해 집행정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메타 이외 미국과 EU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회사들에 불똥이 튈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은 이번 제재에선 제외됐지만 이번 판결로 과징금 리스크를 안게 됐다.

미국 상공회의소 국제 규제 업무 및 반독점 담당 수석 부사장인 션 헤더는 “이번 판결로 발생한 기업들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메타를 훨씬 뛰어넘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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