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쟁 장기화로 러 내분 가시화
러 반체제단체 추가공격 예고 속
국경지역 정착촌 일부 점령 주장
러는 “우크라군 비밀파괴 공작”
벨고로드州 ‘대테러작전’ 선포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러시아 내 반(反)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움직임이 실체화하고 있다. 러시아 반체제 단체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에 접한 정착촌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추가 진격을 선언하며 국경지대 일대가 혼란에 빠진 형국이다.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군의 군사 작전이라며 재빨리 선을 그었지만, 서방의 공세 강화에 내부 분열 조짐까지 나타나며 국내 정정불안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CNN·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벨고로드주에서 교전이 발생해 당국이 대테러작전을 선포했다. 벨고로드주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하르키우주와 접해 있는 러시아 서부 본토 지역이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주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의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및 정찰 그룹이 러시아 영토로 넘어와 그라이보론 마을을 공격했다”며 “현재 극도로 긴장된 상태로, 경찰과 협력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바흐무트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임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전 주체가 바흐무트 점령에 항의하는 우크라이나군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공격에 대한 인정은 러시아 내부에서 나왔다. 러시아 반체제 단체인 ‘러시아 자유 군단’은 이번 공격의 배후가 자신들이라며 “벨고르드 지역의 코진카 정착지를 완전히 해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러시아인들을 향해 “우리는 당신과 같은 러시아인”이라며 “이제는 모두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다. 크렘린의 독재를 끝낼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진격할 것이고, 러시아는 해방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자신들의 공격이 아니라고 밝혔던 우크라이나 역시 안드리 유소프 정보국 대변인이 “러시아 시민으로 구성된 러시아 자유 군단과 러시아 의용군이 푸틴 정권으로부터 벨고로드 지역의 영토를 해방하고, 적을 밀어냈다”며 재차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 자유 군단’은 또 이날 수도 모스크바 한복판에 단체를 상징하는 청색과 백색 깃발을 띄운 사진도 트위터에 공개했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앞두고 러시아 내부로부터의 분열 양상이 속속 관측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역시 결집 속도를 빨리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독일·네덜란드 등 북유럽그룹 12개국 국방장관은 이날 폴란드에서 회의를 열고 동부전선 방위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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