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장중 3만1000선 넘어
“추세 갖는 3분기에 움직이길”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일본 증시가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일본 주식 매수를 늘리고 있다. 은행위기 여파가 지속되는 미국·유럽 시장보다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받는 데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일본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해외 자본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23일부터 5월 22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316만 달러(약 41억 원)였다. 직전 한 달간 순매수 액수(약 82만 달러)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매도와 매수를 합친 일본 주식 거래 건수는 91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46건)보다 31.5% 늘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서 지난 2월과 3월 각각 233억 원, 7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4월부터는 매수세로 돌아섰다.

최근 뉴욕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지수가 활황을 보이면서 일학 개미의 태세가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증시가 지난달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2500선 아래 박스권에 갇힌 것과도 대조되는 흐름이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3만 선을 탈환한 데 이어 상승일로를 타는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 21분 기준 전장보다 0.67% 오른 31293.27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증시로 해외 자본이 활발하게 유입되는 배경으로는 양호한 경제성장률과 엔화 약세, 기업 실적 호조 등이 꼽힌다. 올 1분기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4% 성장률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하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일본 반도체 기업 투자가 늘어난 것과 엔화 약세에 따른 투자 차익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닛케이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닛케이지수가 5월 들어 6.8% 오르며 급등했기 때문에 단기 과열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 성장의 연속성이 확인되고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다음에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은행의 정책 수정이 예상되는 3분기가 돼야 일본 증시가 추세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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