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위 상공 비행한 8명의 블랙이글스
비행 중 재채기 못 할 정도로 긴장
예술성 높은 퍼포먼스로 K 전투기 수출 앞장
랑카위=김영주 기자
지난 23일부터 리마(LIMA·Langkawi International Maritime and Aerospace Exhibition)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말레이시아 랑카위 상공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8명의 T-50 전투기 조종사들로 구성된 블랙이글스는 기량은 물론 예술성에서도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의 에어쇼팀을 압도했다.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는 단순히 전투기의 성능을 보여주거나 곡예 비행하는 수준을 넘어, K-POP과 어우러진 한편의 웰메이드 공연을 감상하는 것과 같았다. 세계 각국의 전시회 참가자들은 블랙이글스의 퍼포먼스를 보며 한국산 전투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한국항공우주(KAI)가 지난 23일 말레이시아와 초음속 경공격기 FA-50 18대 수출 본계약을 맺은 것 역시 블랙이글스팀의 활약이 바탕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4일 리마 전시회장에서 만난 블랙이글스 4번 조종사 김기혁 대위, 5번 조종사 정한울 대위는 “말레이시아나 폴란드나 저희 에어쇼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 전투기 수출 계약이 맺어졌다니 우리가 일조했다는 뿌듯함이 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공군의 전투기 조종사인 이들은 한국 방산 수출의 숨은 공신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다음은 24일 랑카위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앞두고 김기혁, 정한울 대위와 만나 주고받은 질의·응답.
-블랙이글스의 퍼포먼스가 멋있기도 하지만 아찔했다. 무섭지는 않나?
“우리도 아찔하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먹거나 재채기 한 번만 해도 다른 전투기와 부딪힐 것만 같은 긴장감이 있다. 팀원들끼리 서로 믿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8대가 대형을 이루는데 앞 비행기를 중심으로 간다. 평소와 다르게 하면 뒤에서 조종하는 사람이 어려워질 수 있다. 책임감이 있으므로 무섭고 어렵지만, 소화하게 된다.”
-블랙이글스팀은 어떻게 운영이 되나?
“한 팀이 8명이고 근무 기간이 4년이다. 후임을 키워놓고 팀원이 이동할 때가 되면 다른 조종사로 바뀐다. 매년 2~4명이 교체된다.”
-블랙이글스에 와서 힘든 점은? 아찔한 순간은 없었나?
“아찔한 순간은 셀 수 없었다. 많았는데 너무 많아서 기억이 딱 안 난다. 가장 힘든 점은 컨디션 관리다. 대체 조종사가 없어서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뿌듯한 점은?
“공군 전투기 조종사인데 국민분들이 저희의 퍼포먼스에 찬사를 보내주시지 않나. 2022년 영국 에어쇼에 갔을 때 교민분들이 저희를 향해 태극기를 흔들어주셨다. 그때 비행기 안에서 한참 울었다.”
-블랙이글스가 몰고 있는 T-50 전투기의 우수성에 대해서 말해달라.
“T-50은 고등훈련기 목적에 맞게 기동성이 뛰어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F-16과 비교해도 기동성이 뒤지지 않는다. 애프터버너(추력 강화용 장치) 덕분에 초음속 순항도 가능하다. 우수한 출력 이용해 수많은 훈련할 수 있다. 또 자국산 초음속 훈련기만 구성된 팀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여유 추력이 많아 수직 기동하면서도 대형 변경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저희가 에어쇼를 25분 정도 한다. 25분 동안 비행기가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4대가 나가면 다른 4대가 들어오는 등 치밀하게 구성된 것이다. 다른 나라 분들이 이 점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외국 나가면 블랙이글스가 늘 최우수상을 받는다. 멀리서 왔다고 챙겨주는 게 아니라 쇼로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다른 나라 조종사들의 평가는 어떠한가?
“제 임기 중에는 UAE 조종사, 폴란드 조종사가 후방석에 탑승했던 사례가 있다. 그 조종사들 이야기를 빌리면 저속과 고속에서 이렇게 뛰어난 기동성을 가진 항공기 본 적 없다고 한다. T-50이 경공격기 위해 만들었는데 항전 장비가 최신화돼 있다. 그래서 전천후 야간 폭격이 가능하고 어떤 기상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찬사를 받고 있다. FA-50은 필리핀에서 도입했는데 IS(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소탕 당시 사용돼 필리핀 국민 사이에 인기가 높다.”
-남은 리마 에어쇼에 임하는 각오는?
“1박 2일 동안 쉽지 않은 전개 작전 통해서 이곳에 왔다. 지원팀원들도 정말 많은 고생을 해서 온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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