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감 D-7… 대학들 눈치싸움

선정되면 5년간 1000억 지원
대학들 아이디어 정리 후 작성
학생·외부인사 등 의견수렴도


반도체 특화, 대학 간 통합 등 혁신성이 높은 지방 대학 30곳에 5년간 각각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지원 사업 공모 마감이 임박하면서 각 대학이 막바지 기획서 작성 과정에서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페이지당 200억 원’이 달린 5쪽짜리 보고서를 쓰기 위해 일부 대학은 아이디어 모집용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거나 수십 명에 달하는 복수의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정리된 내용은 기획처도 배제한 채 소수 교수진이 총장에게 직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기획서 제출 마감이 31일로 다가오면서 각 대학은 아이디어 수렴을 마무리 짓고 집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부는 5쪽 이내이기만 하면 글자 수·크기·자간 등에 제한이 없고 그래픽 등을 활용해도 무방하다며 자유로운 형식의 기획안을 받는다고 예고한 상태다. 대다수 대학은 지난달 18일 교육부의 글로컬 사업 계획이 발표된 후 총장을 위원장으로 해 기획처장 중심으로 한 자릿수 교수진이 참여하는 집필위원회를 꾸렸다. 교육부의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와 연계된 산학협력 강화 방안, 무학과제 도입·공동학위제 등 학내 경계를 허무는 시도, 통폐합에 버금가는 구조개혁 등을 바탕으로 논의하고 있다. 글로컬 대학은 다음 달 15곳 예비지정 발표를 시작으로 올해 10곳 등 2026년까지 총 30곳이 지정되며, 지정 대학에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예산이 지원된다.

글로컬 대학 선정 경쟁이 혁신적인 아이디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동아대, 조선대 등은 교수진 외 학생이나 외부인사도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의견수렴 시스템을 구축했다. 충청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집필위원회 외에도 교육위원회, 실행위원회 등 5개 분과를 꾸려 아이디어를 받았는데 규모만 수십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라이즈 연계 차원에서 산업계 인사가 자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들이 본격적인 집필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한 관계자는 “일부는 기획처도 안 끼고 교수진으로만 집필위원회를 가동해 총장에게 직보하는 등 아이디어 유출에 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혁신안 자체가 기밀이어서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들도 외부 컨설팅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짜낸다”고 설명했다. 대학 간 통폐합을 서두르며 강한 의욕을 보이는 곳들도 있다. 부산대·부산교대는 최근 통합을 공식화했고 안동대·경북도립대는 통합국립대 설립 논의를 진행 중이다. 강원대·강릉원주대와 충남대·한밭대 등 국립대와 영남대·영남이공대 등 사립대에서도 통합 논의가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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