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직원들이 세계 페인트 업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K-SMART 시스템을 이용해 색상 배합을 시험하고 있다.  KCC 제공
KCC 직원들이 세계 페인트 업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K-SMART 시스템을 이용해 색상 배합을 시험하고 있다. KCC 제공


■ KCC ‘K-SMART’ 시스템

빅데이터 기반해 업계 최초 개발
모바일·PC로 24시간 작업 가능
인력·자재 등 경영 효율성 올라
소비자 수요 반영 속도 빨라져


페인트 업계도 인공지능(AI)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KCC는 세계 최초로 페인트 업계에서 AI 기반 색상 배합 설계·조색 시스템을 개발해 신기술 연구·개발(R&D)을 선도하고 있다.

사람의 일상적인 말을 이해하고 대화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챗봇(Chat-Bot)인 챗 GPT의 등장은 전례 없는 속도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업들도 이에 맞춰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전담조직을 두고 회사의 운영시스템 진단과 개선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페인트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AI를 활용한 산업 메커니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KCC가 개발한 ‘K-SMART 시스템’의 등장이 대표적인 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C는 올해 AI 기반 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색상 배합 설계부터 조색까지의 공정을 최대 5분 이내에 끝낼 수 있는 K-SMART 시스템을 개발해 대리점에 적용했다. 페인트 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다. KCC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KCC의 페인트 기술과 색상정보 데이터가 융합한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K-SMART 시스템은 지난 50여 년 동안 축적한 페인트 색상 정보를 체계화한 데이터에 AI를 접목, 각종 산업현장과 일반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색상의 배합을 실시간으로 도출하는 방식이다. KCC는 약 3개월 동안 시범운영을 통해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였고, 지난 3월부터 ‘K-SMART 배합’을 전국 대리점에 적용하고 있다.

KCC에 따르면 기존의 인캔(In-can) 조색 시스템은 전화, 전산 등 다양한 채널로 색상 의뢰를 받는다. 이때 색상 시편이 직접 전달되기도 하고, 페인트업계에서 통용되는 컬러 코드로 색상 정보가 전달되기도 한다. 의뢰한 색상이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색상이라면 바로 배합 정보가 조회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조색사가 시료를 만들어 시편을 제작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제작된 시편을 색차계 측정을 통해 배합을 완성한다. 색차계 측정에서 요청한 색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료 및 시편을 제작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런 공정에는 최소 2∼3시간이 걸린다.

반면 KCC가 개발한 K-SMART 시스템을 이용하면 과정이 훨씬 간단해진다. K-SMART 웹(web)을 통해 페인트를 주문하면 KCC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유사 색상을 분석하게 된다. 이어 색상 배합 설계 및 품질 검증 시스템을 거쳐 최적의 색상을 배합한다. 시편 제작 및 이를 위해 필요한 페인트 제조 과정이 제외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색상 배합을 도출하는 데 시간이 5분 이내로 단축된다. 또 기존에 인력이 투입돼 처리해야 했던 공정을 K-SMART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에 기반한 AI 시스템이 색상 배합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고 인력, 자재, 에너지 등 경영 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가능하게 해 준다고 KCC는 밝혔다.

KCC 대리점에서 K-SMART 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  KCC 제공
KCC 대리점에서 K-SMART 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 KCC 제공


또 K-SMART 배합은 인터넷이 연결되는 모든 환경에서 모바일과 PC를 통해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므로 수작업으로 인한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KCC 관계자는 “소비자의 개성이 강하고 소량 다품종 컬러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에서 다양한 색상을 쉽고 빠르게 매칭할 수 있다”며 “긴급 주문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갖춰 시스템 운영 효율화와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SMART 배합은 현재 공업·플랜트·건축용 제품에 적용 중이다. KCC는 향후 다양한 페인트에 시스템을 확대 적용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KCC가 K-SMART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담조직의 역할이 크다. 타 페인트 업체와 다르게 KCC는 수많은 페인트 정보(빅데이터)를 관리하고 K-SMART 시스템의 메커니즘을 관리하는 ‘평가지원팀’과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시뮬레이션팀’을 갖추고 있다.

KCC만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K-SMART 시스템은 소비자들의 요구나 불만사항을 반영·개선하는 데도 편리하다. 기존 페인트 업계에서 사용하던 컬러 매칭 시스템은 해외 업체에서 설계해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고 피드백을 받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반면 K-SMART 시스템은 KCC 전담조직을 통해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 업계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KCC 관계자는 “K-SMART 시스템은 AI 기술을 활용해 제조 혁신 고도화를 구현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으로 타 업체의 자동화 인캔 시스템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타 업체의 자동화 인캔 시스템이 포스(POS) 시스템 기반으로 페인트 업체가 색상에 대한 정보를 자동 업데이트해 소비자 및 대리점이 검색하기 쉽게 한 것이라면, K-SMART 시스템은 AI의 자기학습에 의해 최적의 색상을 스스로 도출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CC는 지난 3월 이와 관련한 특허도 출원했다.

업계에서는 K-SMART 배합이 상용화된다면 기술, 품질 모두 상향 평준화되고 주말, 야간 등 긴급 주문 시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색상 재현성 및 신뢰성이 뛰어나 인캔 대리점의 납기 경쟁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KCC 대리점 ‘한국도료’를 운영하는 최경선(56) 대표는 KCC의 지원시스템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KCC 대리점을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K-SMART 시스템이 시간·장소 관계없이 모바일로 고객사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고, 배합도 금방 처리돼 현장에서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긴급하게 조색 요청이 왔을 때 색상을 요청하고 배합이 나오기까지 빠르면 몇 시간, 길게는 하루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데 이 사이에 대리점주들은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K-SMART 시스템으로 현장 업무가 상당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편 KCC는 또 수시로 컬러 정보를 업데이트해 컬러뱅크를 제작·배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1만여 개에 달하는 색채디자인 데이터베이스와 고객 피드백 데이터를 통해 재도장 색채디자인 우수 사례집인 ‘RE:ACT’도 발간, 제공하고 있다. 건물의 조감도에 색채 지원을 해주고, 건자재 도장 관련 자문을 하는 것도 KCC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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