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동 인사이드

2기 자문위원 10명 중 4명
1기 땐 檢출신 1명에 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최근 신규 위촉한 2기 자문위원 10명 중 4명이 검찰 고위직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 출범 직후인 2021년 4월 위촉된 1기 자문위원에는 검찰 출신이 1명에 불과해 공수처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능력 있는 검찰 출신 비중을 크게 늘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달 21일 자문위원 2기 10명을 새로 위촉했고, 이 중 4명이 전직 검찰 간부 출신이다. 전직 고검장급과 지검장급이 각각 2명씩이다. 공수처 자문위원은 총 20명이고, 지난해 5월부터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까지 포함하면 검찰 고위직 출신이 5명에 이른다. 안 전 재판관은 서울고검장을 지냈다.

공수처는 2021년 1기 자문위원 15명을 위촉했고, 헌재 소장 출신인 이진성 위원장을 비롯해 5명을 판사 출신으로 구성했다. 검사 출신은 1명 있었는데 이 자문위원의 검사 경력은 1년에 불과했다. 당시 위촉된 1기 자문위원 중 9명은 연임됐다.

공수처는 2기 자문위원 위촉을 앞두고 지난달 4일 규칙을 개정하고 자문위원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변경했다. 임기가 줄었지만 2기 자문위원들은 차기 공수처장 취임 이후까지 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판사 출신인 김진욱 공수처장은 내년 1월 3년 임기를 마친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의 자문위원회 구성이 크게 바뀐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고위공직자 수사가 늘고 있으므로 수사를 아는 검사 출신 자문위원이 늘어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단 3건의 기소에 그쳐 수사 능력 의심을 받은 공수처에 새로 구성된 자문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에 검사 출신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정권교체 전후 검사 출신들이 부장검사로 임용되는 등 공수처의 설립 초기에 비춰 운영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며 “2대 처장에 검사 출신이 앉을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풍부한 경륜과 학식을 갖춘 법조계·학계·언론계 등 각계 인사들을 위촉해 균형 잡힌 비판과 조언을 다양하게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염유섭 기자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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