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폭발 않아 해저 가라앉은 로켓 엔진, 정찰위성 수거 가능성"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분석
"군 첫 수거 부유물은 로켓 연료통…산화제·연료 분리하는 격막 발견"
로켓 연료통 표면에 ‘점검문-13(기구조립)’ 빨간 글씨 보여
군이 31일 수상구조함 통영함을, 북한 우주발사체 낙하지점인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역에 급파해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로켓 연료통 등 부유물을 인양 중이다.
군은 수심 70m인 낙하지점에서, 로켓 엔진과 페어링(보호덮개)에 둘러싸인 군사정찰위성(만리경-1호) 등 잔해물에 대해서도 수색·인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이 첫 부유물을 인양한 시간은 오전 8시 5분쯤으로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신속하게 수거됐다.
전문가들은 인양된 부유물을 로켓 연료통으로 추정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발사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백두산 엔진의 연료통으로 보인다"며 "백두산 엔진 산화제인 ‘사산화이질소(N2O4)’와 로켓의 액체 연료인 UDMH(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이 격막으로 분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이 연료통 하단부가 물속에 잠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낙하지점 수심이 약 70m로 만조와 간조 시간 등 물때를 봐가며 심해잠수사가 부유물 및 해저 잔해를 인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체가 공중폭발하지 않아 1·2·3단 로켓 엔진 및 페어링(보호덮개)으로 둘러싸인 군사정찰위성 등이 큰 손상을 입지 않고 해저에 가라앉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물살이 빨라지고 전에 하루라도 빨리 인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해군구조전대 심해잠수사(SSU) 요원들이 해저로 직접 잔해물을 인양하거나 무인탐사 ‘게 로봇’(크랩스터)이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emotely-Operated Vehicle·ROV) 등을 통해 인양할 수도 있다"며 "물살 등 해저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합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로켓 연료통 표면에 ‘점검문-13(기구조립)’이라는 빨간색 글자가 적혀 있다. 또 낙하 시 또는 비행 중 충격에 파손된 듯 연결단 하단이 찌그러진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군은 발사체 잔해에 대한 수색을 계속 진행 중으로, 수거작업이 완료된 뒤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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