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긴급위원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백동현 기자
노태악(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긴급위원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백동현 기자


■ 간부 4명 근무지에 자녀 채용

아빠 선관위로 대놓고 뽑아
면접 등서 입김 가능성 커
‘형님찬스’ 경력채용 사례도

정치권 “감사원 감사받으면
특혜 전모 드러날까 두렵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전수조사에서 추가로 자녀 채용이 드러난 퇴직 간부 4명의 자녀가 ‘아빠 소속 근무지’에 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채용자의 부친이 현직일 때 채용됐는지 여부는 최종 확인이 안 됐지만 근무지가 부친이 오래 근무했던 곳인 만큼 서류전형과 면접 등 경력 채용 과정에서 부친의 입김이 쉽게 작용할 수 있어 특혜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선관위 전수조사 결과 인천선관위 2명, 충북선관위 1명, 충남선관위 1명 총 4명의 퇴직 공무원 자녀가 각각 부친이 근무하는 광역 시도선관위에 경력으로 채용됐다. 이들 부친은 앞서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간부 6명 외에 추가로 전수조사에서 자녀 채용이 드러난 4급 공무원들이다. 시도선관위 4급 공무원은 통상 과장직을 맡고 있고, 근무지 변경을 잘 하지 않기에 이들이 근무할 당시 자녀가 채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5급 이상 재직 중인 직원의 동의와 협조를 거쳐 자녀 채용현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전수조사 결과 인천선관위에서는 간부 2명의 자녀가 각각 2011년 7급, 2021년 8급으로 경력 채용됐다. 충북선관위 간부 자녀는 2020년, 충남선관위 간부 자녀는 2016년 각각 부친 소속 선관위에 채용됐다. 전 의원 측은 박찬진 전 사무총장이나 송봉섭 전 사무차장의 자녀의 경우 부친이 근무하는 곳이 아닌 지역 선관위에 채용됐지만, 이들의 자녀는 부친 근무지에 직접 채용됐다는 점에서 특혜 정황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선관위 간부의 친동생이 형이 일하는 선관위에 경력 채용됐고, 이직한 지 1년도 안 돼 승진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강원선관위 박모 사무처장(2급 이사관)의 친동생인 박 씨는 2014년 경기 고양시청에서 근무하다 경기 고양선관위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경기선관위가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내 7급 이하 행정직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전입 희망자 9명 모집 공고를 냈고, 박 씨가 여기에 응시해 합격했다. 당시 4급이었던 박 씨의 친형은 한국외국어대에 교육 파견 중이었다.

한편, 선관위가 이날 위원회의를 열고 재차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선 “특혜 채용의 전모가 모두 드러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선관위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와 수사기관의 수사는 허용했는데, 권익위의 경우 강제조사권이 없어 선관위가 제공하는 자료를 토대로 조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고, 수사기관은 고소·고발 피의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기에 선관위 특혜 채용 전모를 모두 밝히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해완·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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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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