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3%… 두달연속 3%대
석유류 가격 18% 하락 영향

정부, 소비촉진 주력 전망도


올해 5월 소비자물가가 3.3% 상승하며 2개월 연속 3%대에 머물렀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에도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로 접어들면서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정부가 내수증진과 소비촉진에 주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1300원대 고환율과 국제 에너지 가격에 더해 7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2021년 10월(3.2%) 이후로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저효과가 많이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5%대에서 3%대로 내려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5월(5.4%)부터 올해 1월(5.2%)까지 9개월간 5%대를 유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 하락이 안정세를 보이며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8% 하락했고, 이는 지난 2020년 5월(18.7%)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0.99%포인트로, 석유류가 물가상승률을 약 1%포인트가량 떨어뜨렸다. 다만,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과 외식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전기요금 인상 등과 맞물려 전달(23.7%)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20%대 오름세를 나타내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0.80%포인트 끌어올렸다. 외식 물가도 6.9%나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0.90%포인트 견인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도 1년 전보다 4.3% 상승, 13개월 연속 4%대를 웃돌았다.

기재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대 물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7개국에 불과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면서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나, 국제에너지 가격과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다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연말쯤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디게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원·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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