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로봇 구독서비스 시장 연 66% 성장
수요 급증때만 빌려 비용 절감
중소·중견도 물류 지능화 가능
LG CNS, 작년 6월부터 서비스
포스코DX, 시스템 공동 개발 중
로봇 구독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전자 상거래·유통·제조 기업들이 물류 로봇을 살 때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을 감안, 로봇과 제어 시스템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보다 싼값에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5일 관련 업체에 따르면 로봇 구독 서비스(RaaS·Robot as a Service)와 관련, LG CNS는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으며 포스코DX는 아이템 선정을 위한 시장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 ABI리서치는 전 세계 RaaS 시장 규모가 지난 2016년 2억2000만 달러(약 2874억5200만 원)에서 연평균 66% 성장, 2026년 340억 달러까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사는 “로봇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RaaS 시장이 더 커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로봇 구입에 수백억 원…고비용 문제 해결”= LG CNS는 물류로봇과 물류센터 제어시스템을 원하는 기간에만 구독해 이용하는 RaaS를 지난해 6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LG CNS는 신선식품 등을 취급하는 유통 업계를 비롯해 전자상거래, 제조 기업에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구독할 수 있는 로봇은 △상품 보관·적재·이동 모두 가능한 큐브 형태의 물류 자동화 로봇 ‘오토스토어’ △인공지능(AI)으로 상품의 특성을 파악해 정확하게 집어 나르는 ‘AI피킹로봇’ △고정된 경로에서 반복적인 상품 운반에 적합한 ‘무인운송로봇(AGV)’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물류로봇을 살 때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해 막대한 자본력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RaaS는 이 같은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 중소·중견 기업도 물류 지능화를 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RaaS의 특징은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하는 특정 시기에만 이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LG CNS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 필요한 만큼 로봇을 추가 구독해 물동량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대형 물류센터의 경우 자동화 로봇 여럿을 동시에 구독하면 유용하다”고 밝혔다. 공간 효율성이 높은 로봇 오토스토어를 구독하면 한정된 공간에 기존보다 4배 이상으로 많은 물건을 보관하고 작업 효율은 2배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뿐 아니라 물류 시스템도 구독”= RaaS에는 하드웨어인 로봇뿐 아니라 AI를 활용해 화물 분류·이동·검수를 돕는 물류 시스템도 제공된다. LG CNS의 RaaS에는 △AI 화물 분류 △AI 물품 검수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트럭에서 내린 박스는 물류센터에 입고되는 순간부터 분류 작업을 거치게 되는데, 기존에는 사람의 노동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며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대형·중소형·이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박스 자동 분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하나의 컨베이어 벨트가 세 갈래로 나뉘는 지점에서 적용되며 정확도는 약 99.8%라는 설명이다.
LG CNS는 AI를 통해 물류센터의 누적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내부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있다. 사각형으로 포장이 정형화된 상품을 한 박스에 공간 없이 최대로 담는 기술은 ‘테트리스 알고리즘’으로 알려졌다. 상품을 공급하는 순서도 최적 계산이 가능하다. 예컨대, 1시간에 고객 50명이 양파를 1개씩 주문했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한 번에 옮길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최적화한다고 설명했다. 최적화 알고리즘이 없는 경우 양파를 1개씩 최다 50차례 이동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ICT 업계, 스마트 팩토리 컨설팅 활성화 = 포스코DX는 로봇을 포함한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DX는 고위험·고강도 산업 현장에 로봇을 적용하기 위해 로봇 자동화 엔지니어링 전반을 추진 중이다. 사업장에 어떤 로봇이 적합한지 컨설팅하고, 기존 시스템과 연계해 통합 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포스코DX는 로봇 제어 전문기업인 다임리서치와 무인운송로봇 제어시스템(ACS)을 공동 개발 중이며, 이달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무인 로봇 이용도가 늘고 있는 통합물류센터에서 현장 검증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포스코DX 관계자는 “ACS가 적용되면 기존 현장의 상위 시스템과 로봇 간 실시간 통신을 통해 로봇에 최적의 작업 할당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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