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 교육 금지’ 압박에도
30년 전통의 행사 수만명 몰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 디즈니가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성 정체성 교육 금지 등 압박에도 30여 년간 이어온 성소수자 축제 ‘디즈니월드 게이 데이즈’ 행사 개최를 강행했다.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초강력 낙태금지법 등 보수 이념을 내세운 문화전쟁을 주도하는 반면 디즈니는 미국 내 성소수자 권익 향상에 힘써 왔다는 점에서 디샌티스와 디즈니 간 충돌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4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3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에서 올해 게이 데이즈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 전역에서 수만 명의 성소수자들이 몰려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파티에서 춤·공연 등을 즐겼다. 게이 데이즈 행사는 1991년 성소수자 3000명이 붉은 셔츠를 입고 지역 테마파크를 방문해 시작됐고, 1995년 성소수자 1만여 명이 디즈니월드를 방문하면서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디즈니월드가 위치한 플로리다주의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3월 학교 내 성 정체성·성적 지향 교육을 금지한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법에 이어 올해 4월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21일 “성소수자에 적대적”이라는 이유로 플로리다주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해 올해 게이 데이즈 행사가 정상적으로 개최될지 주목받았다. 한편 이번 주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공화당 내 유력 후보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를 예정이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