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C+ 내년말까지 감산 연장
국제유가 장중 한때 3~4% 급등
韓 석유류 18.7% 하락 힘입어
5월 물가 상승률 3.3% 기록
원유수입액 늘며 적자확대 우려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다음 달부터 하루 100만 배럴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다른 회원국들도 자발적 감산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 국내 물가와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박 등 국내 경제에도 부작용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OPEC+는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 장관급 회의 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가 감산 방침을 발표했다. 특히 사우디는 하루 원유 생산량을 7월부터 하루 1000만 배럴에서 900만 배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OPEC+ 국가들도 당초 올해 말까지로 예정됐던 감축을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등 24개 국가로 구성돼 있다.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이 이뤄지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OPEC+의 총 감축량은 하루 466만 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전 세계 수요의 약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AP통신은 올여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사우디 감산 발표 후 아시아 거래에서 장중 한때 전장 대비 3.4% 급등한 배럴당 78.73달러를 찍었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장중 한때 전장 대비 4.6% 오른 75.06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역시 상승 폭을 줄이며 73.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장중 한때지만 이같이 급등하면서 국내 경기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먼저 하향 안정세를 보여온 물가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석유류 부문이 18.7%나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덕분이었다. 시차를 둔 원료비 상승으로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박도 단계적으로 커진다. 5월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3.2% 상승한 바 있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나면 무역적자 악화도 불가피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계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제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유가 상승 국면이 이어지려면 수요가 계속 창출돼야 하는데 세계 경제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수진·황혜진·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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