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8일 세계뇌종양의 날
뇌종양 증가세, 5년새 양성종양 37%↑, 악성종양도 7% 늘어
뇌 속 발생 위치 따라 증상 다양…수술·방사선·약물 등 치료법 진화중
매일 아침에 심한 두통이 느껴지거나,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말이 어눌해질 때, 걸음을 걷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 발생한다면....
이는 뇌종양 의심 증상들이다. 매년 6월 8일은 뇌종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세계 뇌종양의 날’이다. 독일 뇌종양 협회가 뇌종양 환자와 그 가족을 기리기 위해 2000년 처음으로 제정했다.
뇌종양은 머리뼈 안에 생긴 모든 종양을 뜻하며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한다. 이 두 가지 모두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양성 뇌종양 환자 수는 2017년 3만7815명에서 2021년 5만1842명으로 5년 새 약 37%나 늘었다. 악성 뇌종양도 같은 기간 1만1186명에서 1만1945명으로 약 7% 증가했다.
악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해 치료가 어려운 편이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안전하면서 좋은 치료 결과를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6월 8일 세계 뇌종양의 날을 맞아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정상준 교수와 함께 뇌종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뇌종양은 일반적으로 머리뼈 안에 생긴 종양 모두를 말한다. 종양이 뇌에서 처음 생긴 경우를 원발성 뇌종양, 다른 곳에서 뇌로 전이된 경우를 전이성 뇌종양이라고 한다. 원발성 뇌종양은 수막종, 신경교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순으로 제일 많으며, 전이성 뇌종양은 폐암에 의한 것이 가장 흔하다.
뇌종양도 다른 종양과 마찬가지로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된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에 생긴 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등의 경우는 대부분 양성이다. 다만 신경교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교모세포종은 악성으로 분류된다.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완전히 절제되는 경우에는 완치가 가능하다.
악성 뇌종양은 뇌암이라고도 하며,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하다. 정상 뇌 조직과의 경계가 불분명해 치료가 어려운 편이지만, 악성 뇌종양의 종류에 따라 수술적 치료 외에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 등을 병행하여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치료를 시행한다.
■ 위치, 크기 등에 따라 증상도 제각각…정확한 원인은 아직 몰라
뇌종양은 발생 위치나 크기, 종류 등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위치에 따른 뇌의 기능이 모두 다르다보니 같은 형태, 같은 크기의 종양이라도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고, 기능적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종양이 성장함에 따라 점차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진행되는 편마비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중추에서 종양이 발생하면 실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종양이 점점 커지면서 뇌피질을 자극해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고, 뇌신경을 압박해 시력과 시야 장애를 일으키거나 안면마비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뇌에 종양이 발생하는 경우 어지럼증이나 균형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종양 주변으로 부종이 심하거나 종양으로 인해 뇌척수액의 흐름이 방해를 받아 수두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뇌압이 상승하여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뇌압 상승의 증상은 일종의 위험 신호이므로 빠른 진료와 처치가 필요하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아직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인 요소가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가족력 등으로 인한 뇌종양은 5% 미만으로 매우 드물다. 인종에 따라 많이 발생하는 뇌종양의 종류에 다소 차이가 있다.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환경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고, 일부 종양에서는 외상이나 바이러스 감염력 등과의 연관성이 알려져 있다. 전자기장에 대한 노출이 뇌종양을 일으킨다는 뚜렷한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
■ 진화하고 있는 수술 방법
뇌종양은 CT(전산화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거나 의심 부위의 대사활동을 확인하기 위한 PET(양성자 방출 단층촬영)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뇌종양 치료 방법에는 외과적 수술, 방사선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가 있다. 개두술을 통한 외과적 수술은 뇌종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는 종양 자체를 제거함으로써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위치에 따라 위험 부위에 종양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종양을 모두 제거할 수 없어 조직검사만을 시행하거나 종양의 일부만을 제거하게 된다.
최근 의료기술이 발전해 종양의 위치와 성격에 따라 다양한 수술 방법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수술 전 촬영한 MRI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 중에 실시간으로 뇌종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형광유도수술 기법은 환자에게 뇌종양에만 반응하는 형광물질을 투여한 뒤, 특수 필터를 통해 뇌종양을 직접 확인하면서 절제하는 방법이다. 또 수술 중 신경생리감시기법은 수술 중에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의 위치를 확인해 신경 손상을 예방하는 기법으로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뇌의 가장 밑 부분인 뇌 기저부에 발생하는 뇌종양은 코나 눈 옆으로 내시경을 넣어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외과적인 절제를 시행하지 않고도 뇌종양을 선택적으로 치료 혹은 조절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감마나이프 수술이나 사이버나이프 수술과 같은 방사선 수술이다. 방사선 수술은 절개가 필요하지 않은 ‘무혈’ 수술법이고 1~3회 내에 치료를 마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다만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방사선 수술로 치료하기 어렵다. 종양의 직접적인 압박으로 인한 증상 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외과적 절제를 고려해야 하므로 이에 대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 후 치료를 결정해야한다.
이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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