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레드팀 디펜스’ 구성원 소개 사진. 레드팀디펜스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 ‘레드팀 디펜스’ 구성원 소개 사진. 레드팀디펜스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 하원의 4130억 유로(약 574조 원) 규모 국방예산안 표결을 앞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집중하고 있는 ‘레드팀 디펜스’(레드팀)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군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과학소설(SF) 작가들과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대거 포진했지만 엄연한 국방혁신국(AID) 주도 프로그램으로, 인류의 상상력을 동원해 향후 30년래 다가올 ‘미래 전쟁’을 대비해보겠단 구상이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오는 7일 2024~2030년 국방비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이전 7년 간의 예산안 대비 30% 증가한 4130억 유로 규모다. 마크롱 대통령 정부는 프랑스가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방비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레드팀에 대한 100억 유로의 혁신 예산이다.

레드팀은 2018년 신설된 AID 주도 기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팀 구성원 중 군인은 ‘제로’. 십여 명의 SF 소설 작가들과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포함돼 2030~2060년 사이 미래 위협을 상상하며 소설을 쓰고, 미래 이미지를 그린다. 프로젝트 운영 및 관리는 파리과학인문대(PSL)가 맡고 있다.

다소 허무맹랑한 프로젝트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이 핵심이다. 국방부 등 기존 관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 또 조직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 위협을 그려보자는 취지다. 현재까지 세 번의 시나리오가 나왔고, 이달 말 마지막 시나리오가 군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 중 두 가지의 이야기는 내년 초 서적으로도 출간된다. 물론 기밀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대중판은 기밀 내용이 포함되지 않게끔, 또 잠재적 적에게 ‘나쁜 아이디어’를 주지 않게끔 편집될 예정이다.

현재 프랑스 외 미국, 영국 국방부도 이와 관련한 혁신 프로젝트에 뛰어든 상태다. AID 소속 장 밥티스테 사령관은 “국방 부문뿐 아니라 더 야심찬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확실한 것은 이 모험이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아 기자

프랑스 ‘레드팀 디펜스’ 소개 사진. 레드팀디펜스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 ‘레드팀 디펜스’ 소개 사진. 레드팀디펜스 홈페이지 캡처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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