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부인·아들만 사라져
아사히 “개인물품 상자 챙겨”


러시아 동부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 직원 가족 2명이 사흘째 행방불명 상태다. 이들의 실종 전단(사진)이 공개된 상황 속에 일각에서는 탈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아사히(朝日) 신문에 따르면 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의 무역대표부 소속 직원의 부인인 김금순(43) 씨와 아들 박권주(15) 군이 실종됐다. 이들은 지난 4일 택시를 타고 총영사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넵스카야 거리’에서 내린 뒤 연락 두절 상태다. 아사히는 “두 사람이 개인 물품을 담은 상자를 들고 하바롭스크 방면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외교관 신분인 남편은 가족들과 함께 움직이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총영사관 측은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러시아 당국에 신고했고, 러시아 현지 언론도 6일 모자의 얼굴이 인쇄된 실종 전단을 공개하면서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전단에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김 씨와 박 군의 나이, 인상착의 등이 담겼다.

RFA나 아사히 등은 이들 모자가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이 재개방되기 전 탈북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경찰도 이들이 해외 탈출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사히는 “북한 총영사관 직원 가족이 중국으로 출국하거나 최종적으론 한국 망명을 목표로 삼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에는 태영호 당시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탈북한 직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북한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들이 잇따라 탈북한 바 있다. 또 2018년에는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 2019년에는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대사대리가 탈북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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