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시스


지난 5월 유가증권 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이 살아나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세를 그린 가운데, 일부 주가가 폭락한 종목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코스피에선 이아이디, 코스닥 시장에선 디와이피엔에프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석유·가스 유통기업 이아이디는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 혐의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주가가 49.20% 떨어졌다. 이아이디는 지난달 15일부터 거래정지 상태다. 주가는 마지막 거래일(5월 12일) 종가인 1392원에 멈춰있다. 올해 40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끈 이아이디는 휴대폰 힌지(Hinge) 모듈 개발 제조, 유류도매, 화장품의 제조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지난 1월 800원대였던 주가가 2차전지 테마주로 엮이며 급등했다. 4월 20일 장중엔 386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신고가를 경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주가는 연일 내림세를 보였다. 결국 최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상장된 계열사들의 주식거래는 정지됐다. 이아이디뿐 아니라 이화그룹 계열사인 이화전기와 이트론도 거래 정지 상태다. 이들 회사의 주가 흐름은 이아이디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 3월 400원대였던 이화전기의 주가는 4월 들어 2480까지 6배가량 급등하더니 경영진 이슈로 인해 다시 900원 밑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100원대였던 이트론도 490원까지 오른 뒤 현재 271원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 따라 이아이디, 이화전기, 이트론 등 3개 기업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 오는 22일 결정한다. 거래소가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거래재개(상장 유지) 등을 결정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계·장비기업인 디와이피엔에프가 63.54%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코스닥 시장에선 지난달 개인주주 보유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한 디와이피엔에프의 낙폭이 가장 컸다. 디와이피엔에프는 분체이송시스템의 설계 제작 기업으로 두산에너빌리티,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슈퍼개미’라 불리는 한 주주의 물량 폭탄이 쏟아진 이후에도 주가가 제자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하락세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물량이 쏟아진 지난달 12일 4만1100원이었던 주가는 하한가(29.93%)로 떨어져 2만8800원에 장을 마쳤고, 이튿날에도 23.44% 하락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되며 지난달 31일 1만719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디와이피엔에프는 지난달 큰 폭으로 개선된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 반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디와이피엔에프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4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억4000만 원, 6억6000만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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