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8시 1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일원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상행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으로 14명의 이용객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119 구급대원들이 다친 이용객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8일 오전 8시 1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일원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상행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으로 14명의 이용객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119 구급대원들이 다친 이용객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성남=박성훈 기자



갑작스러운 역주행으로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수인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가 지난달 안전점검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고장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는 사고 원인이 노후화에 따른 기계 결함에 따른 것으로 추정돼 당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9분쯤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작동 중이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아래로 역주행하면서 이용객 A씨 등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 등 11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모두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지상으로 이동하는 이용객들을 태우고 정상 작동하던 중 일시 정지했다가 수 초 뒤 뒤쪽으로 밀려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역사 내 CCTV에는 출근 시간대 시민들이 줄지어 탑승하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하면서 승객들이 도미노처럼 줄줄이 넘어져 하단부에 겹겹이 쌓이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분당선 수내역의 운영 주체는 한국철도공사지만, 에스컬레이터의 운영과 관리는 위탁 업체인 C 업체가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매달 1회 수내역 내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데,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지난달 10일 진행된 최근 검사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지난해 9월 30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해마다 실시하는 안전 점검에서도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이날 역주행 사고가 발생하면서 앞서 실시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사고 당시 수동 조작된 정황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계 노후화 가능성도 있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는 설치 후 15년이 지나 노후화하면 3년마다 정밀안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2009년에 설치된 9m 길이의 승강기로, 올해가 사용 14년 차가 된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사고와 관련해 에스컬레이터 점검 방법과 유지보수 주기 준수 여부 등 위반사항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철도안전감독관과 철도경찰, 교통안전공단 검사관 등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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