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희곡 재해석한 창극
11일까지 국립극장 무대서 선봬
국립창극단이 셰익스피어 5대 희곡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을 창극으로 선보인다. 8일 국립극장에서 개막하는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점 자본에 대항하는 젊은 소상인들의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살 1파운드의 채무계약’으로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주인공 안토니오가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고 갚는 데 실패하며 벌어지는 복수와 자비, 위기를 넘어서는 지혜, 우정과 사랑을 다룬 작품. 국립창극단의 ‘베니스의 상인들’은 원작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시대 배경과 종교적·인종적 편견을 과감하게 거둬냈다. 반유대주의라는 오랜 지적을 수용하고, 원작의 배경인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상업적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였다는 사실에 주목해 현대 자본주의를 중첩시켰다. 안토니오는 젊은 소상인 조합의 리더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노회한 대자본가로 바뀌었다. 원작 제목에 ‘들’을 붙여 젊은 상인들의 공동체적 연대를 강조했다.
지난 7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성열 연출은 “샤일록은 재벌 3세, 안토니오는 벤처기업인으로 설정했다. 젊은 상인들이 힘을 모아서 기득권인 샤일록을 물리치고 자기의 꿈을 이뤄내는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그는 “작품은 창극을 가지고 서양 고전에 도전한 작품이다. 동양과 서양의 조화는 음악, 의상, 무대 등 모든 면에서 드러난다. 전통적인 판소리에 기반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의상도 서양적인 형태지만 디테일에서 한국적인 느낌을 풍긴다”고 했다. 이날 시연된 장면들에선 원작이 지닌 희극성이 해학적인 판소리를 만나 극대화됐다. 마지막 장에서 승리한 상인 조합원들은 “다시 배가 나아간다! 얼씨구나 절씨구나”를 외치며 희망을 노래한다. 국립창극단 역대 작품 중 최다인 62곡이 극에 흐르며 배우와 연주자를 포함해 총 48명의 출연진이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연극 ‘함익’ ‘순우삼촌’ ‘달나라 연속극’ 등에서 서양 고전 희곡을 현대에 맞게 재창작한 김은성이 극본을 담당했다. 창극 ‘귀토’ ‘리어’ 등에 참여한 한승석이 작창, 대종상 영화제 음악상을 네 차례 수상한 원일이 작곡을 맡았다. 안토니오 역에 유태평양, 샤일록 역에 김준수, 포샤 역에 민은경, 바사니오 역에 김수인 등 창극계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은 11일까지.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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