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섯꼭지·12분간 ‘분리징수 반대’
학계도 “명백한 이중과세” 비판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에 반발하고 있는 KBS가 8일 메인뉴스의 상당 부분을 자사 입장 전달에 채우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성찰과 반성 없이 자기 목소리만 높였다. 이날 김의철 KBS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수신료의 가치가 충실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지만, 전 채널을 통틀어 가장 시청률이 높은 뉴스를 ‘방탄 보도’로 도배한 셈이다.

8일 방송된 KBS 1TV ‘뉴스 9’은 톱뉴스부터 다섯 꼭지를 수신료 분리 징수 추진에 대한 입장전달에 할애했다. 이들 뉴스의 분량은 오후 9시 방송이 시작된 후 12분가량으로 전체 러닝타임 48분 중 25%에 해당됐다. 이날 방송은 김 사장의 기자회견 보도를 시작으로 ‘온라인 투표·토론 충분한 절차?’ ‘불공정·방만 경영…근거 합당한가’ ‘수신료 목적은 재난방송 등 공적 책무’ ‘해외 공영방송은 폐지?…사실 따져보니’ 등 그동안 KBS가 지적받은 문제점에 대한 항변으로 일관했다.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가 철회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김 사장의 발언을 강조하며 “이렇게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된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대통령실에 묻고 싶다”고 말한 대목을 재차 노출시켰다.

하지만 중립성 훼손과 재난 주관 방송사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것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또한 광고 수입이 없는 BBC, NHK와 달리 2TV를 통해 광고 수입을 올리는 데다 지난 2021년 7월부터는 중간광고까지 허용하고 있음에도 이날 뉴스에서 ‘광고 등에 얽매이지 않고…’라는 자막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뉴스 9’의 보도 행태에 대해 네티즌은 부정적 의견을 쏟아냈다. 구독자 233만 명의 유튜브 채널 ‘KBS News’에 노출된 이날 보도에는 “9시 뉴스에서 수신료 문제에 저만큼 시간을 쓰는 것 자체가 문제”(h****), “서민들에겐 수신료도 부담이 된다. 광고를 없애든가 진정한 공정 보도를 하든가”(정**) 등의 질책이 잇따랐다.

학계에서도 KBS가 이를 정치 쟁점화한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수신료 이중과세 문제도 지적했다.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사장 한 명 퇴진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 자체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며 “KBS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너진 것이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수신료와 전기세 통합 징수에 대해 “IPTV를 구독하며 비용을 지불하는 세대는 KBS 수신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명백한 이중과세”라고 지적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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