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으로 2분기에 바닥”
“가격 계속 하락… 9월 저점”


우리나라 경상수지 최대 변수로 지목된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바닥이 어딘지를 놓고 하반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감산과 재고 조정의 속도가 빨라지고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요 확대로 올해 2분기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바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반면 아직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는 3분기가 저점이 될 것이란 의견도 맞서고 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9일 “바닥이라는 게 결국 저점인데, 6월(2분기)은 반도체 가격 하락 속도는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어려울 것”이라며 “6월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9월(3분기 말)에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전무는 다만 “이전에도 바닥이 9월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최근에는 8월로 저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들린다”며 “삼성전자가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감산에 동참했고, 챗GPT 열풍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많이 팔리는데 GPU에 반드시 D램이 들어가기 때문에 D램 수요가 올해 초 예측보다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시장에 대해 정확히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시설 투자를 많이 못 했고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가고 있어 앞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3~4분기를 지나면서 반도체가 살아나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 당시보다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 폭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바닥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을 시작으로 반도체 수출액과 대만 체인 월별 매출액 등 반도체 업황의 선행지표 반등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AI 모멘텀 형성 이후 본격적인 기초여건(펀더멘털) 개선 시기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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